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에 신규 진출했던 대기업들이 최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초 장밋빛 기대에 못 미쳐 구조조정에 나서는 곳이 있는가 하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C 계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전문 업체 SKC라이팅은 최근 조직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SKC라이팅은 섬레이와 두영이 합작해 지난 2011년 설립된 후 적자가 지속됐다. 조직을 통폐합해 임원 수를 5명으로 축소하고 지난 2011년 120명 가까이 되던 직원 수도 100명 이하로 줄였다.
당초 모회사 SKC의 소재 기술을 활용하고 SKC솔믹스의 사파이어 잉곳 사업과 연계하겠다던 계획은 요원한 실정이다. 수직 계열화가 효과를 내지 못한데다 일반 소비자 마케팅에 한계가 있었다.
SKC라이팅 관계자는 “조명 완제품 설계·디자인 인력은 보강하고 있다”며 완제품 유통 사업 위주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LED 인수 후 부품(DS) 부문 LED사업부에 있던 조명 완제품 사업을 소비자가전(CE)으로 옮기기로 했다. CE부문 산하에 두는 게 영업·마케팅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LED 조명을 CE 사업부에 두는 건 이 사업을 TV·세탁기 등 생활 가전과 더불어 세계적인 수준에 올려놓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윤부근 CE부문 사장은 “오는 2015년까지 삼성전자를 세계 생활가전 1위에 올려 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LG전자는 LED 조명 조직을 COO산하 사업부로 독립시키며 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류시관 LG이노텍 LED사업부장을 영입해 부사장 조직으로 승격했다. LG이노텍·LG실트론과 수직계열화를 통해 조명 소재·부품·완제품 전반을 완비한 데 이어 영업·마케팅에 방점을 찍으며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포스코LED와 동부라이텍은 시스템 조명 사업을 강화해 대규모 물량 수주에 주력한다.
포스코LED는 모회사인 포스코ICT와 스마트 조명 시스템 사업 확대를 꾀한다. 그룹 계열사 공장등 교체 등을 확실한 수익원으로 예상했지만 기대보다 저조해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스마트 조명 사업으로 선회했다.
동부라이텍은 스마트 조명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올해부터 이 시장에 적극 진출하기로 했다. 각각 LED 패키지 계열사인 동부LED, 가전업체인 동부대우전자와 시너지도 고민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세계 LED 조명 시장은 지난해 대비 54.5% 증가한 125억달러(약 14조7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기간도 내년이면 만료돼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LED 조명 가격도 매년 평균 30%씩 하락하고 있고 미국 등 각국 정부가 LED 조명에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대중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