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개인정보수집 파문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각종 IT기기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이 훨씬 심각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새너제이 머큐리뉴스는 인터넷에 연결하는 스마트TV의 어린이 모니터링시스템, 의료기기, 스마트카, 상점에 설치된 각종 센서 등이 일반인들의 다양한 행동을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스코시스템즈는 2020년까지 무려 370억 개의 기기들이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될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일반인들은 이렇게 행동을 감시당하고 있으면서도 그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동네 외곽에 있는 작은 커피점이나 소매잡화점, 보험업자, 인터넷 회사 등 거의 모든 사람이 `빅브라더`가 돼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코스스마트(CourseSmart)가 개발한 앱은 교사나 교수가 전자책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진행 내용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이 앱으로 학생들이 제대로 책을 읽고 있는지, 심지어 주요 부분에 밑줄을 그었는지까지 파악한다.
미국 전자프론티어재단 변호사 리 티엔은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알지 못하는 게 정말 문제”라며 “첨단기기들이 너무 복잡하고, 정보수집 경로를 파악하는 것도 어려운데다 그 정보가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알아내는 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스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기기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정보유출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와 집을 제어하고 먼 거리 주치의가 혈압이나 혈당수치 등 각종 개인 건강 데이터를 점검할 수 있다. 은행거래와 신용카드 결제도 원거리서 할 수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전문가 의견을 듣는 중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