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경쟁 포인트 `SW 디자인`으로 이동

모바일 시장 경쟁 포인트가 소프트웨어 디자인으로 이동한다. 17일 뉴욕타임스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신 모바일 운용체계(OS)를 도로 표지판처럼 직관적이며 독특하게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최근 열린 세계개발자대회에서 새롭게 디자인한 iOS7을 선보였다.
애플은 최근 열린 세계개발자대회에서 새롭게 디자인한 iOS7을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블랙베리, 애플까지 기존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과감히 버렸다. 직사각형에 터치스크린 화면을 가진 전형적인 스마트폰 하드웨어 한계를 OS 디자인으로 만회한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속도와 화면 해상도, 카메라 화소 등 하드웨어 성능 등은 큰 차이가 없다. 전 세계 수억대 스마트폰은 거의 비슷한 사각형 화면이며 크기만 다르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드웨어 수준은 상향 평준화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쓴 제품이 나올 때까지 경쟁 요소가 아니다.

소프트웨어는 다르다. 속도나 무게와 경쟁을 하는 하드웨어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경험`으로 승부한다. 소프트웨어 창의성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에 의존한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는 최신 모바일 OS에 새로운 경험을 넣는 데 집중한다. 스마트폰 출시 후 6년이 지나며 지루해진 경험에 새 활력을 불어넣는 셈이다.

팔로아 안토넬리 뉴욕 모마박물관 건축&디자인 수석 큐레이터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는 단순히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최근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3에서 iOS 출시 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변화를 꾀했다. 애플은 그동안 사물 모습을 그대로 묘사해 앱을 디자인했는데 iOS7은 이런 관행을 다 버렸다. 그림자 효과와 어두운 색깔을 제거하고 화사하게 변신했다. 이 디자인은 아이폰 화면을 더 밝고 크게 보이는 효과를 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iOS7이 안드로이드의 많은 기능을 베껴 새로 디자인됐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소프트웨어 변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스마트폰 시장에 뒤쳐진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디자인을 과감히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윈도폰을 내놨다.

스티브 클레이톤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인 매니저는 최근 회사 블로그에 “임원진이 3년 전에 말했던 SW 디자인 변화를 이제야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썼다. 윈도폰 OS는 기존 모습을 완전히 버리고 다채로운 색깔에 타일 인터페이스로 구성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전략은 통했다. 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폰은 블랙베리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700만 윈도폰을 출하해 630만대인 블랙베리를 따돌렸다. 블랙베리 역시 기존 버전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SW로 다시 추격을 시작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