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가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시대다.
좋은 에너지원이기는 하나 수소를 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그 중에서도 연료변환(개질) 기술은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술로 꼽힌다.
에이치앤파워(대표 강인용)가 주목받는 이유다.
수소연료전지 전문 기업인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디젤 개질기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디젤 등 액상 연료를 이용해 청정 연료인 수소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디젤에서 수소를 만들어내는 개질 기술이 핵심 기술력이다.
현재까지 공급량은 많지 않지만, 액상 연료를 비즈니스화해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기는 전 세계적으로 이 회사가 유일하다.
강인용 사장은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연료전지에만 관심을 둔다. 하지만 사업을 하기 위해 시장을 살펴보니 정작 더 중요한 것은 개질기술인데, 이를 갖고 있는 곳이 없었다”며 개질 기술 개발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액상 연료는 수소 함유 밀도가 매우 높고 저장과 운반이 용이해 연료전지로 각광받는 자원이다. 항공이나 선박, 휴대용 기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이 가능해 시장성도 유망하다.
단점도 있다. 연료전지로 활용하는 게 결코 녹록지 않다. 그간 많은 기업이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시도했으나, 성공한 곳은 많지 않다. 특히 디젤은 연료화하는 데 방해가 되는 황이 많이 들어있는데다 불순물이 많아 개질이 쉽지 않았다.
에이치앤파워는 이러한 문제를 자체 개발한 자연 개질 방식을 통해 해결, 디젤 개질기를 상품화했다.
회사 경쟁력은 축적된 기술력에 있다.
회사 창업자인 배중면 KAIST 교수가 이 분야에서만 30여년 가까이 연구해왔고,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강인용 사장도 10여년 가까이 액상 연료 개질 기술 개발에 매달려왔다. 배 교수가 학교로 돌아갔지만, 친정인 에이치앤파워와의 교류는 여전하다.
강 사장은 “KAIST가 없었더라면 회사도 없었을 것”이라며 “끊임없이 KAIST로부터 기술을 전수받고, 문제가 생기면 KAIST와 협의해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관도 없지 않았다. 남들이 안 된다는 기술을 비즈니스화 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지금 수준까지 올라오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었으니 시장 개척은 또 다른 과제다. 아직까지는 시장을 만들어가는 초기 수준이다.
에이치앤파워는 액상 연료용 개질기라는 점과 이동형 산업에 보다 많이 활용될 수 있다는 데 주안점을 둬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술력을 알아본 군수용 관련 업체에서도 관심이 높다.
강 사장은 “군용 가솔린을 이용한 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하고 민수화를 위한 기술개발도 추진할 것”이라며 “앞으로 세계 수소 연료전지 시장에서 최고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