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전력량계를 조달청에 구매 위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오는 8월로 단가계약이 끝나는 표준형 저압 전력량계부터 조달구매가 이뤄진다.
전력량계는 올해 중소기업 간 경쟁물품으로 지정됐지만 한전이 적기조달, 구매업무 이원화에 따른 자재운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조달청에 구매위탁 예외인정을 두 번이나 신청했다.
한전은 표준형 저압전력량계 54만여대를 7월 중 조달청을 통해 입찰 공고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단종이 예상됐던 E타입 전력량계도 150만대가량 구매를 의뢰할 계획이다.
구매방식은 다수공급자(MAS) 계약이다. 적기조달을 위해 건별로 입찰공고를 내야 하는 전력량계 특성상 입찰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MAS가 선택됐다. MAS는 일정 요건만 갖춘 업체면 공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계약자가 다수여서 공급가액 1억원 이상 물량은 가격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 간 경쟁물품으로 지정돼도 MAS 제도 자체가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단가계약 의미가 없다”며 “가뜩이나 가격경쟁이 치열한 전력량계 업계가 고사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업인 LS산전은 전력량계가 중소기업 간 경쟁물품으로 지정됐지만 공급자로 참여는 가능하다. LS산전이 해외수출에 필요한 국내 실적을 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는 게 조달청 설명이다. 그 대신 연간 계약물량은 15% 이내로 제한된다.
조달청 관계자는 “전력량계는 제품 특성을 감안해 MAS 제도로 구매가 이뤄질 것”이라며 “현재 조달청은 34만개 품목의 구매를 담당할 정도로 전문성을 길러왔기 때문에 자재관리나 적기조달 등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