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셜커머스 `싸구려` 이미지 누가 만드나

소셜커머스 업계의 시장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영상 광고로 경쟁사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며 `노이즈 마케팅`을 감행하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지난 13일 위메프는 자사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새로운 영상 광고를 공개했다. 지난 5월 쿠팡이 공중파에서 방영한 영상 광고를 패러디해 자사 마케팅 포인트를 부각시키는 내용이다.

[기자수첩]소셜커머스 `싸구려` 이미지 누가 만드나

이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업계의 공분을 샀다. 지나친 표현 수위 탓이다. 경쟁사 고객을 `글로벌 호갱`이라며 노골적으로 비꼰다. 호갱은 `호구`와 `고객`을 합친 속어다. 어수룩해 판매자가 속이기 좋은 손님을 지칭한다. 경쟁사 배송박스를 발로 차며 `적립도 안되는 게 까분다`는 장면도 등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방적인 비방만 담겨있어 패러디라고 할 수 없다”며 “소셜커머스 업계 전체를 싸구려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소셜커머스 업계의 공방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말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는 쿠팡이 불법 마케팅을 벌였다며 법정 소송을 벌였다. 쿠팡의 연매출 흑자달성 발표가 기준이 모호하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위메프는 쿠팡·티몬을 대상으로 `최저가 보상제`를 진행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과도한 경쟁이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져 시장규모 축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소셜미디어 이그제미너가 지난달 미국기업 마케팅 담당자 30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셜커머스를 향후 마케팅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응답 비율이 무려 80%에 달했다. 소셜미디어 이그제미너 측은 “소셜커머스가 가격할인 사이트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셜커머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존 이미지를 탈피해야 하는 이유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이제 막 2조원 시장에 진입했다. 성장세를 유지해 차세대 유통채널로서 입지를 다질 시기다. 서로를 물고 뜯는 과열 경쟁 속에서 과연 누가 소셜커머스를 `싸구려` 로 추락시키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