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1일부터 확대 실시된 장애인 차별금지법으로 인해 각계에서 웹 접근성 확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금융권은 다른 분야에 비해 고객 이용 빈도가 높아 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은행은 거의 전 연령대의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웹 접근성 준수를 바탕으로 오픈웹을 구현해 보다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픈웹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계(OS)와 인터넷익스플로러에 국한돼 있던 사용자 환경에서 벗어나 OS와 디바이스에 구애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웹 서비스를 말한다. 오픈웹이 확대된 배경에는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2012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3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 중 58.3%가 스마트폰 등 무선 단말기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이는 전년대비 6.5% 증가한 결과다. 모바일 인터넷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웹의 중심이 모바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PC뿐 아니라 스마트폰·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와 OS에서 웹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금융권에서는 다양한 사용자 환경을 지원해 오픈웹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오픈웹은 보다 쉽고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사용성을 높이려는 노력 속에 탄생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데스크톱 환경에서 인터넷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많은 투자를 진행해 왔으나 모바일 투자는 이제 막 시작되는 상황이다. 오픈뱅킹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은행은 KB국민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산업은행, 신한은행, 씨티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외환은행 등이다. 디지털에이전시유플리트는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씨티은행의 오픈웹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KB국민은행은 4S(Smart, Speed, Social, Simple) 전략을 바탕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서비스 보편성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스마트패드 환경을 새로운 유저인터페이스(UI) 기준으로 바꿨다. 덕분에 PC 및 스마트 기기에서도 모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웹 표준을 준수하는 다양한 브라우저도 사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원 앱 구현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에게 통일된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PC와 모바일웹을 이원화한 반면에 우리은행은 일원화해 하나의 UI 디자인으로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좌측메뉴를 제거하고 패럴랙스 스크롤을 활용한 넓어진 화면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 은행이 추구하는 콘셉트와 방향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오픈웹 환경에서 UI의 공통된 특징은 소파디바이스(SOFA Devic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파 디바이스는 TV처럼 가족이 휴식을 취하는 거실 소파를 중심으로 활용되는 미디어 장치를 의미한다. 2010년 4월 애플사는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소파에 앉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소파 디바이스라 칭한 바 있다. 세계 태블릿 판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가정에서도 PC보다 이를 활용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오픈웹 UI에서도 소파 디바이스 환경을 반영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SOFA(See/Study, One handed, Family, Always connected)에서 S(See/Study)는 직관적인 인포그래픽 등을 활용해 콘텐츠 프로세스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O(One handed)는 효과적인 인터렉션을 사용하고 그래픽 모티브의 시인성이 과감하다. F(Family)는 디바이스와 사람 간에 몸짓을 통한 의사소통을 지원하며 콘텐츠 접근성을 확보한다. 마지막으로 A(Always Connected)는 연결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연결시킨다. 이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에서 PC기준의 UX 구현의 틀이 모바일 중심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서비스를 완전한 오픈웹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인인증서, 액티브엑스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인터넷 금융뿐 아니라 모바일 금융이 활성화되는 지금, 진정한 오픈웹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제공자와 구축하는 사람이 현 상황에서 최선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안종혁 유플리트 이사 pagebugs@uplea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