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IT, 융합 분야에 특허 분쟁도 급증

국제 특허 분쟁 10건 중 7건은 전자·ICT 분야에서 발생했다. IT 융합이 강조되면서 특허 분쟁 여지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조선·장치 산업 등 IT 융합 분야에서도 특허 분쟁에 대비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허청,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특허청,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에서 발간한 `국제 지식재산(IP) 분쟁 이슈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정보통신·전기전자·장치산업 국제 특허 분쟁은 전년 대비 35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2616건 가운데 72%가 전자·ICT·관련 장치기술 분야가 차지했다.

전문가는 전자·ICT 기술이 지금까지 스마트폰, 스마트 TV 등 대표적인 IT 기기에만 적용된 것과 달리 자동차·조선·장치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특허 분쟁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임호기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특허지원센터장은 “전자·IT 융·복합 이슈가 많은 자동차·항공우주·조선·섬유 등 전 방위 특허 분쟁이 불가피하다”며 “소프트웨어(SW)·센서·반도체 기술이 대부분 산업에 적용되는 만큼 모든 산업군에서 특허 분쟁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세계 IT 융합 시장은 2010년 1조2000억달러에서 2020년 3조6000억달러로 세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융합 IT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기존 전자·IT 분야 기술 특허를 확보했던 특허관리전문회사(NPE)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다른 산업 분야에 눈을 돌린 것도 분쟁 확산에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전자·ICT 분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우리나라가 NPE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IP보호협회는 “1분기 NPE 분쟁 사건 가운데 이동통신·컴퓨터·디지털통신 기술 중심으로 분쟁이 발생했다”며 “자동차 산업은 부품 2만여개가 첨단화와 차량 시스템 전자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NPE 주 공격 대상으로 부각됐다”고 밝혔다. 대표 사례로 기아자동차는 올해 1분기 미국 NPE에게 12건 특허 침해 소송을 제소 당했다.

전종학 경은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는 “전자·ICT 분야 기술은 급속히 글로벌화가 진행된 분야일 뿐 아니라 승자 독식으로 국제 경쟁이 치열하다”며 “하나 제품에 많은 융·복합 기술이 포함될 수 있고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도 쉽게 특허를 확보할 수 있어 분쟁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