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나노기술 기업이 국가 나노인프라를 공동 활용할 때 비용절감 효과가 90%에 달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매출 기여 효과도 상당해 국내 나노산업 활성화를 위해 인프라 확대 투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회장 박찬경)는 중소 전문기업이 국가 나노인프라(나노팹)를 사용해 제품을 제조할 때 자체 공장(팹)을 운영할 때보다 투자비를 최고 1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투자비용 차이는 크다. 클린룸 등 팹 구축비용은 3.3㎡당 35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장비 구입비와 설치비용이 추가된다. 팹 유지·운영비 역시 만만치 않다. 산업용 수도광열비는 3.3㎡당 5500원, 24시간 가동하면 하루 13만2000원이고 한 달이면 396만원에 달한다. 장비 유지보수비도 연간 장비 투자비의 15%가량 든다.
협의체는 6인치 웨이퍼 기판 위에 1㎛ 두께 금(Au) 전극을 월 6000장 제조할 때를 기준으로 자체 팹은 17억5000만원, 나노팹을 이용하면 1억8000만원이 각각 소요된다고 집계했다.
비용 절감과 더불어 중소 전문기업이 거둘 수 있는 가시적인 매출 효과도 적지 않다. 실제로 전문업체인 파워솔루션은 포항나노기술집적센터 지원을 받아 전기자동차용 반도체 등 다품종 반도체를 생산해 2년 만에 매출액 60억원을 올렸다. 한빔은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칩 제조기술을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제작해 올해 약 3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코아리버 자회사인 클레어픽셀은 초소형 비냉각형 적외선센서를 나노종합기술원과 공동 개발해 신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박찬경 협의체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10년간 제1기 기반 구축기 동안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6개 전국 나노인프라 간 협력을 꾀할 것”이라며 “산학연 연구개발(R&D) 프로그램 지원체제 구축, 서비스 고도화 사업 추진, 나노융합 창업 허브 구축 등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각 나노팹센터를 기초연구, 시제품 제작과 성능 평가, 시양산 등 토털 솔루션 제공 기관으로 변화시켜나갈 계획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