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노산업 투자 지금 더 확대할 때

정부가 나노분야에 본격 투자한 지 10여년이 지났다. 나노강국 프로젝트·국가나노인프라센터 구축 사업 등으로 시작한 나노코리아 사업이 결실 단계에 들어섰다. 특허출원 건수는 150건이고 이 가운데 37건은 특허 등록을 마쳤다. 기업 등에 기술을 이전한 건수는 11건, 기술지원 건수도 87건에 이른다. 국내외 논문건수는 356건이며 양성한 인력도 연 9921명이다. 2000년 70여개 수준이던 나노 기업수도 700개를 넘어섰다. 나노종합기술원(대전·수원)·포항나노기술집적센터·광주나노기술집적센터·전북나노기술집적센터·대구나노융합실용화센터 등 6개 센터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연구개발(R&D) 서비스를 전개한 결과다.

6개 센터를 비롯한 국가 나노인프라를 활용하면 자체 공장(팹)을 운영할 때보다 비용을 최대 10분의 1 까지 낮출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매출 기여 효과도 적지 않다.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과거 수입에 의존하던 품목도 잇따라 국산화에 성공했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터치스크린패널(TSP)용 수요가 늘어난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이 대표적이다. 아직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적용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과거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나노시장은 무궁무진하다. 미국국가과학재단(NSF)에 따르면 2015년 세계 나노시장 규모는 1조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2015년이면 36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나노 기술은 모든 산업에 폭넓게 적용되다 보니 선택과 집중이 어렵지만 끊임없이 투자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나노기술이 디스플레이·자동차·태양전지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면서 전문 인력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나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지금 투자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10여년에 이르는 꾸준한 투자가 있었기에 선진국 수준에 올라섰지만 시장을 치고 나가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정부도 지난해 `2012년 국가나노기술발전시행계획`을 내놨지만 우리나라가 무궁무진한 나노시장에서 호령하려면 관심과 R&D 투자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