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안보를 빌미로 세계인의 정보를 수집한 미국의 `프리즘(Prism)` 논란에 유럽 IT기업 얼굴에 희색이 돈다. IT 산업 부흥을 노리는 유럽은 공룡 미국 기업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면서 반사 이익을 노린다.
![`프리즘` 탓에 추락한 구글·MS 신뢰…유럽 IT 업계 `반사이익` 기대](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6/18/442030_20130618141849_576_0001.jpg)
18일 로이터는 유럽 IT업계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MS·구글·아마존 데이터 수집 사실이 유럽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이메일·소셜네트워크(SNS) 데이터 저장이 클라우드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데이터 보안`이 핵심인 미국 기업의 이들 서비스에 치명적 오점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데이터 보호 규제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NSA 논란이 유럽 지역 클라우드 산업에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대항해 `클라우드 독립`을 꾀하던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자주 클라우드 프로젝트(Sovereign Cloud project)`를 추진해 노르망디에 새 데이터센터를 세웠다. 지난해 1억5000만유로(약 2261억원)를 들여 데이터센터를 가진 클라우드왓(Cloudwatt) 포함, 두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미국 기업에 대항하는 IT 인프라 `독립`이 목표다. 로이터는 “프리즘 폭로로 야후·페이스북을 포함한 무려 9개 기업 사용자 데이터 수집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는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외국인이 타깃`이라는 발표가 결정적이다. 프랑스 IT기업 뉴머지의 필립 타베르니는 “유럽인은 인지하지 못한 채 감시당하고 있었고 미국 거주자가 아닌 이들은 아무런 법적 권리도 갖지 못한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유럽 최대 통신사로 꼽히는 오렌지와 도이치텔레콤의 자체 클라우드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독일을 비롯해 사생활 보호에 민감한 국가 정부 부처와 기관은 자국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이 빨라질 전망이다. 최근 스웨덴은 구글 앱과 이메일·캘린더·스토리지 사용을 금지하면서 구글이 데이터를 어떻게 쓰고 관리하는지 우려된다고 밝히는 등 미 IT기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었다.
북유럽 국가에 데이터 저장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란드 F-Secure의 미코 하이포넨 최고연구책임자(CRO)는 “빅브라더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 해외 빅브라더 보단 국내 빅브라더가 훨씬 낫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명분을 얻은 중국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받는 중국 대기업 관계자는 로이터에 “정부가 데이터 저장 장소에 대해 보다 엄격히 관리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에 너무 많은 권한을 준 2001년 제정 애국법(Patriot Act)과 2008년 만들어진 해외감시법(Fisaa) 등 법적 테두리도 EU 도마 위에 올랐다.
컴퓨터월드 등 미국 IT매체도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이 NSA로 유럽에서 고초를 겪을 것”이라며 “관련법이 뜨거운 테마로 떠올랐고 구글·페북·야후·애플 등 미국 기업의 해외 사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주요 IT기업의 유럽 제공 주요 서비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