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따뜻한 느낌의 레드가, 가전은 브라운 톤 뜬다

`2014년의 색은 레드`

컬러는 디자인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다. 어떤 색상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싸구려 플라스틱이 고가의 재질로 탈바꿈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한다. 또한 컬러는 그 시대를 상징한다. 한국에서만 인기가 있었던 실버는 `하이테크` 바람을 타고 세계적인 대세가 되기도 했다.

머크의 필립 로스캄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매니저가 와히바 오렌지 안료가 칠해진 모형을 들고 올 해 컬러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머크의 필립 로스캄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매니저가 와히바 오렌지 안료가 칠해진 모형을 들고 올 해 컬러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컬러가 유행할까? 자동차·가전 시장의 색 트렌드를 듣기 위해 머크에서 컬러를 책임지는 필립 로스캄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매니저를 만났다. 그는 18일 `머크 컬러&트렌드 세미나` 강의를 위해 방한했다.

그는 자동차에서는 3가지를, 소비자 가전에서는 5가지 트렌드를 각각 제시했다. 향후 1~2년간 풍미할 색깔로는 레드를 꼽았다.

로스캄 매니저는 “불확실한 시대 흐름 탓에 `따뜻한` 느낌의 레드 톤이 자동차 시장을 달굴 것이다. 오렌지·옐로·레드 펄 안료를 섞어 따뜻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가전에서는 매트 오렌지에서 브라운 톤으로의 변화가 예상된다. 실버 색상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점점 더 많은 컬러가 선택될 것”이라며 “소비자는 소극주의나 색깔이 없는 비전에 지쳐있으며, 긍정적인 미래를 상징하는 컬러를 동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머크가 메탈 느낌이 강렬한 안료 `메옥살`을 내놓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메옥살 제품의 첫 번째 컬러는 사막에서 영감을 받은 `와히바 오렌지`였다. 사막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 정도의 강함이 느껴지는 오렌지색이다.

로스캄 매니저는 “자동차와 플라스틱 분야에서는 따듯한 컬러를 주로 하되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대담하고 실험적인 컬러가 등장할 것”이라며 “평온하고 순수한 느낌의 새로운 흰색 및 자연스러운 색감(neutral tone)과 함께 펄 이펙트 안료로 표현되는 미묘한 컬러 반사 등이 보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가전과 소비재에서는 자신감에 차있는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강하고 대담한 컬러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힐링과 고요함을 주제로 한 새로운 블랙도 많이 선보여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