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와 게임업계가 웹보드게임 규제를 놓고 대척점에 섰다. 정부가 온라인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게임의 베팅 금액을 강력 규제하는 법안을 다시 빼들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가 지난달 31일 한국게임산업협회를 통해 자율규제안을 내놓았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업계가 크게 반발하면서 시행 때까지 쟁점을 둘러싼 정부와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온라인 고스톱·포커 게임(이하 웹보드게임)의 사행적 운영을 차단하는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정 조항은 게임물 관련 사업자 준수사항을 규정하는 부분이다.
1개월 게임머니 구입한도 30만원, 1인 1회 게임머니 사용한도 1만원, 1일 10만원 손실 발생시 48시간 접속제한 등이 골자다. 게임이용 금액 제한 조치와 함께 △게임의 상대방 선택 금지(랜덤 매칭) △게임의 자동진행 금지 △로그인 시 본인인증 조치 강화 등이 담긴다.
개정안에 따르면 게임 제공업자는 위반 횟수에 따라 1회 위반 시 경고, 2회는 영업정지 5일, 3회는 영업정지 10일, 4회는 영업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문화부는 사행성 도박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수명 문화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게임산업협회가 제시한 자율규제안을 토대로 관계부처 회의와 전문가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사행화 방지를 위해서는 자율규제안이 한계가 있다는 견해가 우세해 베팅금액 규제를 포함해 법령을 개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게임업체 관계자는 “자율규제를 통한 업계 노력을 도외시한 채 정부가 게임산업을 진흥하라고 만든 법에 이 같은 규제기준을 담는 것은 과도한 행정조치”라며 “공청회·국회 간담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업계 의견을 피력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부는 이번 개정안을 21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 후 관계부처·업계, 국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규제 심사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시행령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