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랩온어칩과 통합형 미세유체시스템을 이용,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을 누출없이 반응시킬 수 있는 안전한 화학공정을 개발했다.
김동표 포스텍(POSTECH) 화학공학과 교수는 석유화학물질의 분해공정에 이용되는 `4산화오스뮴`의 외부 누출을 막을 수 있는 소형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지에 두 편이 연달아 게재(4월 24일자 및 6월 18일자)됐다. 4월 24일자 논문은 해당 학술지 6월호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고, 영국 화학전문지(ChemistryWorld)에 기사로도 소개됐다.
200여년 동안 널리 이용돼 온 유리실험기구(초자반응기)는 위치나 시간에 따라 농도나 조성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고 부산물도 함께 발생해 원하는 물질을 분리 정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독성물질이나 악취 물질의 외부 누출을 제어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했다. 반면 극소량의 시약으로 이용할 수 있는 미세유체시스템은 사고 발생시 대처가 쉽고, 폐액이 적게 발생해 친환경적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에 따라 석유화학물질의 분해공정에 이용되는 4산화오스뮴의 누출을 막을 수 있는 소형 칩을 개발했다. 가로 및 세로 5㎝ 크기의 소형 칩에 있는 머리카락 굵기의 도랑 내부에 4산화오스뮴을 고정시킴으로써 기존 초자반응기보다 50배 이상 효율적인 반응이 가능하다.
특히 이 칩은 딱딱한 스탬프 대신 저렴하고 부드러운 몰드를 이용, 패턴을 제작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에도 유리하다.
연구팀은 또 가는 모세관 안에 `이소시아나이드`의 합성부터 정제, 분리, 반응까지 4개 공정이 연속으로 이뤄지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김동표 교수는 “이번 연구로 안전하고 무해한 화학공정이 개발돼 앞으로 친환경적 신화학물질 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