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인재역량 포럼]SW 산·학·연·정, "인재 양성 융합에 초점 맞춰야"

소프트웨어(SW) 관련 산·학·연·정 관계자들은 인재 양성도 융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학은 컴퓨터 공학 기초 기술을, 기업은 각 분야에 맞는 전문 기술을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기업이 필요한 SW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소프트웨어기술진흥협회와 전자신문이 공동 주최한 소프트웨어인재역량포럼 창립기념 `글로벌 SW인재 양성 및 역량강화` 좌담회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김수옥 LG전자 SW역량개발센터장, 김진형 KAIST 교수, 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장, 박일준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국장, 김효정 한국IBM상무, 정승식 마이다스IT 부사장, 박준성 KAIST 교수, 서동규 전자신문 부장(왼쪽부터).
한국소프트웨어기술진흥협회와 전자신문이 공동 주최한 소프트웨어인재역량포럼 창립기념 `글로벌 SW인재 양성 및 역량강화` 좌담회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김수옥 LG전자 SW역량개발센터장, 김진형 KAIST 교수, 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장, 박일준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국장, 김효정 한국IBM상무, 정승식 마이다스IT 부사장, 박준성 KAIST 교수, 서동규 전자신문 부장(왼쪽부터).

지난 18일 전자신문과 한국SW기술진흥협회가 공동 개최한 `글로벌 소프트웨어 인재양성 및 역량강화 좌담회`에서 이 같이 논의됐다. 이날 좌담회는 서동규 전자신문 비즈니스IT부장 사회로 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장, 박일준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국장, 김진형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교수, 박준성 KAIST 교수, 김수옥 LG전자 SW역량개발센터장, 김효정 한국IBM 상무, 정승식 마이다스IT 부사장 등이 참석해 진행됐다.

◇다양한 SW 영역에 맞는 교육 필요

가장 효과적인 SW 역량 강화 방안으로 해당 분야에 맞는 융합형 인재 육성이 제시됐다. 김진형 교수는 “SW 영역은 굉장히 넓다”며 “필요로 하는 인재도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영역에 맞게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키지SW, 임베디드SW, 콘텐츠, 게임 등 각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SW인재들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임베디드SW 영역에서 융합이 강조됐다. 이단형 회장은 “SW 비중이 자동차는 40% 이상을, 무인전투기는 80%에 이른다”며 “이제는 융합인력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김수옥 센터장은 “LG전자는 다양한 전기전자 제품에 SW가 융합되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전기전자, 통신 등 전공자가 SW를 배워서 분야를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융합형 SW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어 한계도 많은 상황이다. 김진형 교수는 “컴퓨터 공학과를 제외한 공과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는 시기는 1학년 밖에 없다”며 “반면 미국은 기계나 전자를 전공하는 과에서도 SW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 수학이나 기초 물리학처럼 SW를 기초 학문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 김진형 교수 주장이다.

융합형 SW 인재 양성을 위해 정부가 초·중·고등학교부터 SW 교육 시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일준 국장은 “이제는 장기적으로 초·중·고등학교부터 SW 교육을 단계별로 실시, 어렸을 때부터 SW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관심 있는 학생들이 지속적인 SW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스스로 SW 인재양성에 노력해야

SW 인재 양성을 위해 기업의 역할도 강조됐다. 기업이 대학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에 맞는 SW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준성 교수는 “대기업 직원 대상으로 SW 교육을 실시하면 익히는 속도는 빠르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 돌아가면 교육을 받지 않은 다른 직원과 쉽게 동화돼 배운 것을 금방 잊어버리고 관습대로 일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는 기업 경영진이 SW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내부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 내부에서 SW 교육을 받고 개발자로 성장한다 하더라도 나이가 40대가 넘으면 관리자로 역할을 변화시켜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해외 기업처럼 70대 개발자가 탄생하기 위해 그에 맞는 처우나 전문 직급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김수옥 센터장은 “임베디드 SW 인력들도 가치를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승식 부사장은 “좋은 SW 인재가 모이게 하려면 SW 개발자에 대한 처우와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업 내 SW 인재양성 해법으로 IBM 사례가 제시된다. IBM은 다재다능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직원들이 본인 역량을 다양하게 육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시장 환경이나 사회 요구 변화에 따라 자신의 진로를 쉽게 변경할 수 있다.

김효정 한국IBM 상무는 “IBM은 직원들이 시장에서 원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 스스로 역량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SW 인재들도 시장 변화에 맞춰 역량 변화를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박일준 국장은 “기업들이 스스로 SW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학·기업·정부, 인재 역량 스킬 셋 마련해야

대학 교육의 변화도 요구됐다. 김수옥 센터장은 “미국의 상위 30% 이상에 드는 대학 출신들은 모두 충분한 현장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 대학 출신 신입사원은 대부분 개발 경험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학교 다닐 때 전공과 무관한 공부를 많이 하거나 지나치게 이론에만 집중한 공부를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준성 교수는 “대학도 변해야 한다”며 “급변하는 SW를 교육할 교수도 적고 프로그램이 미흡한 것도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기업과 대학, 정부가 모두 현장에서 필요한 SW인재 양성을 위해 SW 스킬 셋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대학 교재를 만들고 교육이 현장에 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