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융성, 콘텐츠가 만든다]`유튜브` `라인` 타면 세계가 보인다

2001년 데뷔한 가수 싸이는 10년 이상 한국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가수였다. 탄탄한 노하우를 지닌 연예기획사가 멋진 아이돌 그룹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개척할 때 그는 국내 콘서트장을 누볐다. 2012년 내놓은 노래 `강남스타일`도 해외 청중을 겨냥해 만든 노래가 아니었다.

[문화융성, 콘텐츠가 만든다]`유튜브` `라인` 타면 세계가 보인다

하지만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를 타고 전 세계에 번지기 시작하자 얘기가 달라졌다. 해외 SNS에서 잔잔하게 화제를 모으던 강남스타일은 미국 연예계의 거물 스쿠터 브라운 등이 트위터로 퍼나르면서 세계로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싸이의 독특한 음악과 유머 코드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강남스타일은 유튜브를 타고 동남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으로 급속히 퍼졌다. 작년 7월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등록된 후 조회 수가 한달 만에 5000만건, 두달 만에 1억건을 넘었다. 결국 작년 말 조회 수 8억2000만건을 넘어서며 유튜브 최고조회 수 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싸이는 세계를 무대로 한 아티스트로 새롭게 태어났다. 후속작 `젠틀맨`도 4일 만에 유튜브 조회 1억건을 넘는 호응을 얻었다.

세계 각지의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모바일과 디지털 시대를 맞아 새로운 팬과 시장을 얻었다. 변방의 이름 없는 창작자라도 좋은 콘텐츠만 있으면 디지털 기술과 유통망으로 세계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창작자의 신세계가 열린 것이다.

유튜브는 세계 각지의 인디밴드와 음악인이 세계에 자기 작품을 알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앱이나 디지털콘텐츠를 손쉽게 세계인의 스마트폰에 전할 수 있게 했다.

유튜브와 모바일 오픈마켓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입소문을 타고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다. 2012년 기준 1368억달러에 달하는 스마트 콘텐츠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국내서도 콘텐츠 창작과 유통의 밑거름이 될 모바일 플랫폼의 가능성이 움트고 있다. 카카오톡에 모바일게임을 올려 친구와 하트를 주고받거나 경쟁하는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모바일게임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하루 매출 1억원의 `애니팡` 신화를 탄생시키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를 단숨에 1조원 가까운 시장으로 키웠다.

콘텐츠 창작자가 스마트폰 화면에 맞는 부담 없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카카오 친구를 통해 유통하는 카카오 페이지도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3년 안에 수익을 내는 100만곳 파트너가 생기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는 `라인`이 열풍이다. 모바일 메신저 스티커가 인기를 끌면서 웹툰 캐릭터가 등장한 유료 스티커가 만화가들의 새 수익원이 됐다. `스마일 브러시`의 와루 작가와 `버라이어티 숨`의 박수미 작가 등이 만든 라인 스티커가 대만과 태국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한국산 모바일게임 `윈드러너`는 일본 라인에 등록된 후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기도 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