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중 정상회담, FTA와 기술 협력 돌파구 돼야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이다. 지난 달 미국에 이어 세계 양대 강국 `G2` 정상을 잇달아 만난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중 정상 회담이다.

한반도 정세 속에 관심은 온통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 협력에 집중됐다. 정치외교 협력이 중요하지만 경제 협력 또한 큰 진전이 있어야 한다. 경제 협력은 당장의 현안보다 양국의 미래를 만드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경제 협력의 가장 큰 현안이 자유무역협정(FTA)다. 지난 정권부터 실무 협상을 여러 차례 가졌지만 답보 상태다. 협정 방향과 범위조차 정하지 못했다. 정상회담이 새 돌파구가 돼야 한다. FTA를 보는 양국 관심사가 다르다. 우리는 제조 품목의 관세 인하 등 실리에 집중한다. 중국은 자국 중심의 동아시아 경제 블록 구축에 관심이 높다. 동아시아가 세계 제조 산업의 중심이다. 한국과 중국이 핵심이다. 여기에 양국의 FTA 입장 차이를 좁힐 여지가 있다. 세계 제조 산업 패권을 양국이 공동으로 가져간다는 차원에서 FTA를 추진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기술 협력도 과제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부터 환경, 에너지기술까지 양국이 서로 협력할 게 많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기술에서 비교우위다. 중국에겐 시장이다. 우리는 시장을, 중국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중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 입지를 넓히려면 기술 협력이 불가피하다.

중국과의 기술 협력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다. 기술 유출 우려다. 어제만 해도 코닝인코퍼레이티드와 삼성코닝정밀소재가 중국 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비밀 침해 금지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그런데 중국에 반도체와 같은 첨단 기술 공장을 세우는 마당이다. 우주기술과 같이 중국이 비교우위인 기술도 제법 많다. 기술 협력을 양국 경제 협력의 지렛대로 삼을 일이다. 중국 정부로 하여금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와 지적재산권을 더 철저히 보호해야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기술 협력을 이끌어낸다고 인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상회담이 좋은 기회다. 양국이 서로 더 의존하게 하는 경제 협력 강화는 결국 동북아 평화로 가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