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일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제3 장내시장인 `코넥스(KONEX:Korea New Exchange)`가 개장한다. 96년 같은 날 미국 나스닥 시장을 벤치마킹한 제2 장내시장인 코스닥이 출범한지 17년 만이다.
코넥스는 중소기업과 창업벤처를 키워 창조경제 실현의 기반으로 삼겠다는 정부 의지가 담겼다. 창조경제는 자본력이 부족하더라도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큰 나무로 자라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겠다는 것. 코넥스는 이런 정부 비전을 구현할 도약판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업체가 코넥스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고 원활히 자금을 확보해 창조경제 구현에 앞장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활성화에 대해서는 우려감도 높아 정책 활성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상장 요건 완화, 중기 자금줄 역할= 최근 코스닥 시장이 부진함에 따라 중소기업은 높은 상장요건과 상장유지 비용 부담으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낮은 실정이다. 중소기업 자금조달 경로를 보면 은행자금이 83.3%, 정책자금 10.6%수준으로 절대적이며 기타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6%미만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은행대출 편중에 따른 재무구조의 불안정을 해소하고 자본시장을 활용해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조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이 코넥스를 탄생시킨 배경이다.
코넥스는 코스닥 상장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벤처와 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개설되는 시장이다. 즉 코스닥보다 상장요건이 완화돼 성장성 있는 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다. 상장요건은 △자기자본 5억원 이상 △매출액 10억원 △순익 3억원 중 한가지만 충족하면 된다.
코스닥 벤처기업 상장 기준이 자기자본 15억원 이상, 매출액 100억원, 순이익 20억원 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것에 비하면 진입 장벽이 대폭 낮아졌다. 중소기업엔 쉬운 자금조달, 투자자에겐 우량 중소기업에 가치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는 제한= 거래소는 기업 상장요건을 완화하는 동시에 코넥스 기업의 상장 유지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국제회계기준(IFRS)이나 지정감사인 규정을 면제했다. 증권신고서 제출의무도 없앴다. 공시 의무도 코스닥시장(64개 사항)보다 적은 29개 항목에 대해서만 진다. 때문에 투자자 리스크가 높아 시장 참여자를 전문투자자로 대상을 제한했다. 연기금, 정책금융기관, 기관투자자와 함께 벤처캐피털이 참여 가능하다. 개인투자자는 예탁금 3억원 이상 개인만 참여 가능하고 일반 개인투자자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만 당분간 허용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원활한 상장지원과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한 해당 기업 관련 정보 제공차원에서 지정자문인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IBK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11개사를 지정했다.
◇시장 활성화 우려도= 시장 활성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벤처·중소기업을 위한 자금창구로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재 코스닥 시장도 부진한 상태인데 더 하위시장이라 할 수 있는 코넥스가 과연 성공할 수 있느냐는 인식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06년 출범했지만 여전히 거래량 부족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프리보드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한다.
이를 감안해 정부와 거래소는 코넥스 시장 조기 정착을 위해 당근을 제시했다. 시초가 호가범위를 400%까지 늘렸다. 시초가가 400%까지 오르고 상한가(15%)를 치면 하루 수익률이 360%에 달한다. 자율적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종목은 지정자문인이 매일 100주씩 매도 주문을 내도록 했다. 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코스콤, 한국금융투자협회 등 5개 증권 유관기관은 1500억원 규모로 공동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공동펀드는 주식형 사모펀드 형태로 5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운용할 계획이다.
개장 후 첫 거래를 시작하는 기업은 소프트웨어(SW), 바이오·의료, 전기전자, 소재장비, 산업기기 등 21개 다양한 기업이 포진했다. 첫 상장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많은 초기기업들은 저렴한 비용의 자금 확보와 기업 신뢰 향상을 위해 코넥스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연말까지 50개 기업, 시장규모 1조~1조2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홍식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넥스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물론 정부가 기치로 내건 창조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