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통계청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초중고생 학부모 909명을 대상으로 `자녀들의 장래희망`을 조사한 통계자료를 실은 동화책 `얘들아 마법 풍선 불어볼까`를 발간했다.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생 자녀가 바라는 장래 직업은 운동선수(14.7%), 교사(13.3%), 연예인(10.0%)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부모가 자녀에게 기대하는 직업은 의사(16.4%), 교사(15.3%), 공무원(13.8%)으로 조사됐다. 장래 직업에 대한 어른과 아이의 괴리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주말을 이용해 자녀와 함께 직업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해 보자. 성장기 자녀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는 것은 중요하다. 희망 직업에 따라 변하는 자녀의 생활 방식이 학창시절은 물론이고 평생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숨겨진 적성과 잠재능력으로 장래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미리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다.
◇세상의 모든 직업이 여기에, 키자니아(KidZania)서울
키자니아(KidZania)서울은 일반적인 놀이공원과 차별화되는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다. 지난 2010년 멕시코·일본·인도네시아·포르투갈·두바이·말레이시아·칠레 등에 이어 세계 8번째로 서울 송파구 잠실에 문을 열었다.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현실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체험 환경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도시 모습을 실물의 3분의 2 크기로 축소해 놓은 키자니아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우선 입국 수속을 거쳐야 한다. 예매했던 여행티켓과 키자니아에서 사용하는 고유 통화 키조(KidZo)로 환전할 수 있는 여행자 수표를 받는다. 입장 시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음향 효과를 제공하기 때문에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린이들은 승무원·인테리어 디자이너·앵커·연예인·골프선수·판사 등 90여개에 달하는 직업을 체험하면서 미래의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놀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직업을 이해하게 된다. 직접 돈을 벌고 쓰면서 경제관념도 터득할 수 있다. 또래와 함께 직업을 체험하면서 리더십·협동심·배려심 등 사회성과 직업인으로서의 사명감도 배울 수 있다. 삼성전자·대한항공·농심·롯데백화점 등 국내 대기업이 실제로 사용하는 유니폼·장비·시설 등을 제공해 체험 효과를 극대화했다.
키자니아에서는 입장하는 순간부터 발생하는 모든 일을 어린이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해야 한다. 어떤 시설에서 체험을 할지, 돈을 벌 것인지, 무엇을 살 것인지, 저축을 할 것인지 등 모든 활동에 따르는 선택과 책임을 스스로 지게 된다.
어린이 14명으로 구성된 `의회`도 존재한다. 의회 구성원은 키자니아의 운영과 체험을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등 실제로 회의를 진행한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하나의 국가를 이끄는 체험을 하게 되는 셈이다.
키자니아 직업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 문의는 홈페이지(kidzania.co.kr)나 전화(1544-5110)로 하면 된다.
◇진로 탐색부터 문화 체험까지, 한국잡월드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잡월드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직업을 탐색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1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설립됐다. 8만㎡에 달하는 부지 면적에 하루 38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전시·체험 시설을 갖췄다. 어린이는 물론이고 청소년까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직업체험관`은 37개 체험실에서 44개 직업을 놀이로 체험할 수 있다. 전용화폐 `조이`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경제개념을 익힐 수 있으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노동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하루 1436명이 이용할 수 있다. 41개 체험실에서 65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청소년직업체험관`은 실제 현장과 비슷한 환경을 꾸며 청소년들에게 심층 학습을 제공한다. 하루 수용 인원은 2350명이다.
`직업세계관`은 직업의 역사, 미래직업, 첨단직업, 직업 통계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4차원(D) 영상관, 꿈을 실현한 직업인 소개, 세상의 숨은 일꾼 등 직업 관 형성 프로그램에 중점을 뒀다. `진로설계관`은 참여자가 직접 몸을 움직이면서 터치하거나 퀴즈를 푸는 등 놀이 형태로 진행하는 `홀랜드 직업흥미 검사`와 다중지능 검사로 자신의 흥미와 재능을 알아볼 수 있다. 검사결과에 따라 참여자에게 적성에 맞는 추천 직업을 제공한다.
나래울극장(354석), 한울강당(210석), 소극장(50석) 등 공연 시설을 갖춰 연극·음악회 등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다. 한울강당은 내달 20일부터 약 한 달 간 역사인물 체험 연극 `소년 이순신, 무장을 꿈꾸다`를 선보인다. 나래울극장에서는 오는 8월 6일 청소년 음악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잡월드는 내달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30분, 오후 3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진로 탐색 특강 `내 자녀 진로 찾기`를 진행한다. 부모가 함께 참여할 수 있으며 자녀의 직업 적성 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자리를 갖는다. 내달 27일에는 현장 직업인에게 직접 진로를 상담 받을 수 있는 `진로 멘토링`을 개최한다. 두 행사 모두 참가비용은 무료다. 오는 8월 10~11일, 13~14일 어린이·청소년 진로 캠프도 연다. 각 체험관과 강의실을 활용해 무박 2일로 진행된다.
한국잡월드가 제공하는 직업 체험 프로그램은 홈페이지(koreajobworld.or.kr)에서 참여 신청할 수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