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다쏘시스템 조영빈 대표의 `메이커스(Makers)`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는 대구를 자주 찾는다. 본사의 글로벌 연구개발센터(R&D)가 대구에 위치해 있고 가족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 중 KTX에서 보내는 시간은 조 대표에게 완벽한 사색과 독서의 시간이다. 자연스럽게 책을 많이 읽으면서 주변에 도움이 될 책을 자주 추천한다.

[CEO와 책]다쏘시스템 조영빈 대표의 `메이커스(Makers)`

크리스 앤더슨의 `메이커스(Makers)`는 조영빈 대표가 제조·IT 종사자는 물론이고 시장 트렌드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에서의 `메이커스`는 단순히 제조 업체라는 의미를 넘어 `다가올 새로운 산업혁명을 주도하며, 제품의 제조와 판매의 디지털화를 이끄는 사람과 기업`을 의미한다. 누구나 물건을 만들고 팔 수 있는 제조의 디지털화다.

“3차원 프린터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처럼 3D 솔루션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아이디어를 시·공간 제약없이 표현하고 공유하는 제조자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메이커스에서 소개하는 이런 부분은 다쏘시스템의 비즈니스 목표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죠.”

다쏘시스템은 3D 설계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프랑스의 유명 전투기 `미라지`를 만든 다쏘항공이 모회사다. 자동차, 선박 등 제품 설계뿐만 아니라 의료, 자연 분야까지 현실에선 접하기 어려운 경험을 실제와 똑같은 가상 환경에서 제공한다.

학창시절에 조 대표는 친구들과 모형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돈을 모으고, 어려운 설명서를 보면서 며칠 밤낮을 씨름했다. 그러나 조 대표 자녀들은 비행기 모형을 사서 조립하는 대신 인터넷에서 검색해 자료를 모으고,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모형 검증과 제작을 한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콘크리트를 소재로 집을 짓고, 단백질로 인공장기를 만드는 등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직접 `메이커스`가 되는 각종 사례는 기술 발전의 속도를 실감케 한다.

조 대표는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3D 솔루션을 이용해 가상 공장을 돌리고 실제 제품과 동일한 사용 경험을 예측함으로써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이런 솔루션이 더 대중화되면 실제로 생산의 진입장벽은 더욱 낮아지고 `아이디어`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커스`에서는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 기업과 소비자의 경계도 무너진다고 예측하고 있다. 즉, 누구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하기 때문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아이디어`와 `아이디어를 구체화 해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으로 제조 및 IT종사자가 급변하는 산업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인식하고 `아이디어`와 `프로세스`라는 소프트웨어적 경쟁력에 관심을 갖고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 대표는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