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이 100만 로봇 노동자 제작을 목표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이미 2만여 로봇 팔과 기계가 생산 업무에 쓰인다고 인포월드가 27일 밝혔다. 날로 증가하는 인건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테리 고우 폭스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연례 주주미팅에서 중국 노동자 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우 CEO는 “폭스콘 노동자는 100만명에 이르는데 미래에는 100만명의 로봇 노동자가 추가될 것”이라며 “인간 노동자는 단순 업무가 아니라 복잡한 업무를 다루는 기술자와 엔지니어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 글로벌 업체를 고객사로 둔 폭스콘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제조사다. 중국 내 대형 공장을 여럿 운영 중이며 전체 직원은 120만명에 이른다. 인건비 상승은 수익성 저하의 최대 요인이다.
초과시간 근무 제한도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지난해 초 뉴욕타임즈가 열악한 노동환경 실태를 보도하면서 폭스콘은 거센 비난에 시달렸다. 이후 폭스콘은 중국 법에 따라 내달까지 월 초과근무 시간을 36시간으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노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동시에 수익성도 낮아질 것이라는 게 폭스콘의 우려다.
고우 CEO는 로봇으로 이런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3년 전부터 로봇 개발에 집중해왔다. 휴대폰을 비롯해 다양한 전자 제품을 조립하는 게 주 임무다. 지난해 말부터 대당 2000만원을 웃도는 생산 로봇 `폭스봇`을 도입했다. 하지만 완전한 로봇 노동자를 개발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고우 CEO는 “자동차나 대형 전자제품 제조사는 오래 전부터 로봇을 활용해왔지만 작고 복잡한 소비자 제품을 제작하는 데는 아직 사람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향후에는 복잡한 업무에도 로봇 투입이 늘어날 것이며 미국 등 해외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로봇 노동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