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불황 돌파구 현지화에서 찾는다

한화케미칼이 장기화된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 불황 돌파구를 현지화에서 찾는다.

원료생산지나 대형수요처 인근에 공장을 세워 제품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마케팅 기지로 삼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27일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회사가 사우디아라비아 북부 주베일 석유화학단지에 건설 중인 석유화학 플랜트가 내달 준공한다. 한화케미칼이 사우디 석유화학회사 시프켐과 합작법인 IPC를 설립해 건설 중인 이 공장에서는 하반기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와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을 생산한다.

사우디 공장 준공으로 한화케미칼의 고부가 특화제품 EVA 생산량은 국내 물량과 합해 연간 36만톤으로 세계 2위가 된다.

한화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회사로는 유일하게 중동 산유국에서 EVA·LDPE 생산시설을 보유해 중동에 생산 기반을 갖춘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원료 생산지에 인접해 물류비 절약으로 원가경쟁력도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토대로 중동과 인근 지역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앞서 한화케미칼은 지난 2011년 중국 저장성 닝보시 다씨에 경제기술 개발구에 30만톤 규모 폴리염화비닐(PVC) 공장을 건설해 중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닝보가 속한 중국 화동지역은 플라스틱 가공 산업이 발달해 중국 내 PVC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한화케미칼은 석탄 베이스의 중국 PVC 시장에서 원가경쟁력에 기반을 둔 고품질 PVC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또 태국 방콕 인근 방프리 국가산업공단에 건설한 알칼리수용성 수지(ASR)공장으로 동남아 시장에 접근 중이다. 알칼리수용성 수지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은 이미 시장 성숙 단계지만 아태지역은 아직 7~10%의 고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태국이 신흥 시장인 아태 지역 중심지에 위치했다는 점과 시장 접근성이 우수하고 저렴한 인건비에 기초한 원가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지역이라는 점에 착안해 현지 공장을 세웠다.

한화케미칼은 또 값싼 셰일가스를 활용해 생산비를 크게 낮춘 미국 석유화학기업의 공세에 대응하고자 이 지역 셰일가스 업체와 합작으로 에틸렌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셰일가스에서 석유화학 원료인 에틸렌을 뽑아내면 기존 나프타에서 추출하는 방식보다 생산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미국, 중동, 중국 등에서 석유화학제품 공급이 늘면서 원가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라며 “이들과 경쟁하려 국내보다 최대한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현지 공장 건설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한화케미칼]

한화케미칼 불황 돌파구 현지화에서 찾는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