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이제는 사회적 가치를 논할 때가 됐다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 임직원들은 미국 출장 때 `에어비앤비`와 `리프트`를 즐겨 사용한다. 대형 개발자 행사가 열려 호텔 값이 치솟고 방도 구하기 어려울 때, 에어비앤비로 행사장 인근 주민 집의 빈 방을 싼 값에 빌린다.

시내에 미팅이 잡히면 차량을 보유하고 시간 여유가 있는 현지인과 여행객을 연결, 차를 태워주는 모바일 앱 리프트로 택시비와 렌트비를 절감한다. 모바일 기술과 소셜 네트워크 발달에 힘입어 개인이 주체가 되는 공유경제가 일상에 자리 잡고 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선 공유경제 서비스가 기존 제도와 충돌, 불법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집이나 차량, 의류 등 다양한 생활 요소들을 이웃과 공유하며 가치를 만드는 공유경제가 국내서도 싹트면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현행 법률로는 공유경제 서비스에도 외국어 안내를 제공하거나 차량을 일정 댓수 이상 보유하는 등의 기준을 지키도록 요구할 수 있다”며 “공유경제를 규정하는 새 입법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유경제가 일반인 다수가 참여해 조금씩 자산을 제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기존 기업 중심 숙박업이나 운수업과는 특성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공유경제에 대한 비즈니스 중심 접근과 사회적 가치 중심 접근 사이의 조화도 과제로 꼽힌다. 현재 공유경제는 공동체 간 유대와 착한 일자리, 환경 문제 등에 관심을 갖는 사회적 기업 형태와 각 개인의 남는 자산을 활용해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시장형으로 나뉘어 발전하고 있다.

민병무 비앤비히어로 부사장은 “빈 방을 내놓은 지역 호스트들이 경영자로 성장하고 있다”며 “공유경제는 소규모 자본가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유리 천장을 낮추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에 주력하면서 공공성이 높지만 참여를 끌어내기 힘든 경우에 공공 부문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나솔인 복지네트워크유어웨이 이사장은 “공유경제로 여성이나 장애인에 지역 기반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련 산학 전문가 등이 참여해 28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리는 `SNS연계 공유경제 활성화 포럼`에서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