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능성게임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개인을 넘어 일반 기업 수요를 확대하고 기능성 게임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홍상표)과 한국게임학회(회장 이대웅) 주관으로 27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기능성 게임 컨퍼런스`에서는 기능성 게임 현황 분석과 함께 시장 활성화를 이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기능성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총 113곳 정도에 그친다. 그나마 영어를 중심으로 한 교육 부문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편중돼 있다. 의료와 헬스케어 부문이 약 25%, 한글교육과 장애인, 사용자 안전 등을 포함하는 공공 부문이 10% 정도다. 기업이나 국방 부문의 기능성 게임 개발사는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반면 40년 이상의 기능성 게임 산업 역사를 보유한 미국과 유럽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 미국은 국방, 우주항공, 의료 등 기술 부문의 기능성 게임 시장이 발달했고 유럽은 일반 기업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사례가 일반화됐다.
프랑스의 세계적 미용기업 로레알은 지난해 `리빌 바이 로레알(REVEAL by Loreal)`이라는 게임을 직원 선발에 활용했다. 각 직군별 업무 특성을 게임으로 소개하고 지원자가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직군에 적합한지 시험하는 게임이다. 타이어 제조기업 미쉐린은 사내 세일즈 매니저를 대상으로 영업 시 상대방에게 갖춰야 할 예의, 인사법, 태도 등을 담은 게임을 제작·배포해 업무 효율성을 꾀했다.
프랑스 GEM 경영대학원의 엘렌 미셸 수석교수는 “프랑스도 일반 기업들이 기능성 게임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확산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각 회사에서 리더십, 세일즈 등에 대한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때 기능성 게임을 포함해 패키지로 제안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수료자에게 별도의 수료증이나 자격증을 제공해 개인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게임`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기능성 게임의 효용성을 입증하는 연구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엘렌 미셸 교수는 “기능성 게임은 단순 `공부(Learning)`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얼만큼 `활용(Doing)`할 수 있는지까지 사용자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사용자가 재미를 느끼고 더 하고 싶어하는 동기를 부여하는데다 더 잘 배우고 활용까지 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장 발굴을 위해서는 개발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기능성 게임을 알리고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제시됐다.
세계적인 소아암 환자 대상 의료 기능성 게임 `리미션(Re-Mission)`을 개발한 PM컨설팅의 파멜라 카토 대표는 “기능성 게임을 활용해 상대 회사에 어떤 이점을 줄 수 있고 왜 적용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특히 한국은 창조적 문화가 발달했고, 모바일 기술이 뛰어나므로 스타트업들이 공격적으로 활동한다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의 모바일 게임 개발 수준이 세계적이어서 기능성 게임 콘텐츠를 잘 갖춘다면 미국·유럽에서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PM컨설팅도 앞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개발할 예정이며 기회가 있다면 한국 기업들과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