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FTA 필요성에 공감

한국과 중국 간 경제 협력 관계가 한 단계 도약한다. 한중 두 정상이 27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공조와 함께 경제 협력·교류를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경제 동반자 길을 걷게 됐다. 두 정상은 경제통상협력 수준 제고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함에 따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동반자 확인=1992년 한중 수교 이후 21년 동안 두 나라의 경제 협력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중국은 우리나라와 2151억달러 규모를 거래한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 잡았다. 수출과 수입 규모는 각각 1343억달러와 807억달러에 달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이처럼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간 경제 교류는 무역과 투자를 중심으로 놀라운 수준의 발전을 이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현재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대상국이자 투자대상국이며 한국도 중국의 주요 교역국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경제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두 정상은 양국이 협력해 두 나라 모두 동북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나란히 경제부흥을 이루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FTA 체결 공감대=경제협력 확대의 핵심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다. 현재 양국은 FTA 관련 논의를 1단계에서 5차 협상까지 진행했으며 2단계 논의로 진척하려 하고 있지만 방향과 범위를 놓고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두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서는 FTA 체결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다음 단계로 진전토록 함에 따라 협상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기존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새로운 협력 분야와 사업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며 “실질적인 자유화와 폭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FTA체결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모델리티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평가하고, 한·중 FTA 협상팀이 협상을 조속히 다음 단계로 진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공동성명은 상호 내수시장에 진출하고 양국 간 안정적 교역 확대를 꾀한다는 원칙론에 공감했다고 할 수 있다. 두 나라의 내부 사정상 구체적 추진 시기를 못 박지는 못해 추가 실무협상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겨졌다.

◇미래 지향적 협력 강화=양 정상은 공동 성명의 첨부 부속서에서 세부 이행계획도 밝혔다. 부속서는 거시경제 정책 공조와 국제금융위기 등 외부경제 위험에 대한 공동 대처 등 경제통상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정보통신, 에너지, 환경, 기후변화 등 미래 지향적인 분야 협력사업을 지속 개발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또 인문유대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협의기구로 `한·중 인문교류 공동위원회`를 설치하고 연례 개최해 관련 협력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을 지도할 방침이다. 양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확보를 통한 삶의 질 제고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조성하기 위한 교류협력도 증진한다.

아울러 세계경제의 견실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주요20개국(G20)을 포함한 국제경제협력체제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