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급발진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재현 실험이 수포로 돌아갔다. 1년이 넘게 진행한 집중 조사에도 급발진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면서 관련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부터 이틀 간 경기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급발진 재현실험 평가위원회 주관으로 급발진 재현실험을 실시했지만, 급발진 원인을 찾아내는데 실패했다.
위원회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선정한 2건과 일반인이 신청한 6건 등 모두 8건의 아이디어에 급발진 재현실험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가속페달 센서 오작동`은 가속페달에 전기충격을 주었음에도 차량이 고장을 감지, 안전모드로 전환하면서 급발진이 일어나지 않았다. 가속페달 문제는 2009년 도요타 차량 급발진 원인으로 언론이 집중 조명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급발진 원인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전자제어장치(ECU)에도 물을 붓거나 전기충격을 가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으나 급발진을 재현하는 데는 실패했다. ECU 회로기판에 물을 분사하자 시동이 꺼졌고, 전기충격을 가했을 때는 아무런 출력변화가 없었다.
지난달 급발진연구회가 제기한 `압력서지 현상`을 재현하기 위해 스로틀밸브를 400뉴튼(N)의 힘으로 개방했으나 밸브가 열리는 순간 차량이 안전모드로 전환되고 공회전 상태를 유지하면서 급발전이 일어나지 않았다. 연소실 카본 퇴적 등 두 건의 아이디어는 신청자가 참가하지 않거나 원하는 조건이 조성되지 않아 실험을 진행하지 못했다.
지난해 5월 구성된 급발진 민관합동조사반은 이번 재현실험을 끝으로 해체하고 향후 급발진 조사는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계속하기로 했다. 조사반은 1년여 조사결과의 객관성을 검증받기 위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THSA) 등 제3의 기관에 검증을 의뢰할 방침이다.
윤영한 민관합동조사반장은 “모든 노력을 다했으나 현재의 기술로는 자동차 급발진 현상을 찾아낼 수 없다”면서 “향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객관적·과학적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