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2.0]벤처가 스타트업 키운다 `네오플라이센터`

지난 28일 분당구 삼평동에 위치한 네오위즈게임즈 신사옥 2층.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사람들이 노트북을 켜놓고 삼삼오오 모여 회의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을 기반으로 온라인 맞춤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 사무실이다. 마이리얼트립은 네오위즈게임즈가 지난달 개소한 `네오플라이센터`에 입주한 9개 기업 중 하나다.

[스타트업 2.0]벤처가 스타트업 키운다 `네오플라이센터`

[스타트업 2.0]벤처가 스타트업 키운다 `네오플라이센터`

마이리얼트립 한 관계자가 나와 네오플라이센터 실장에게 묻는다. “식권은 어디서 받나요?” 네오플라이센터는 입주사들에게 개별 사무공간과 회의실은 물론 각종 사무기기, 식사, 간식까지 무상으로 지원한다. 사옥 내 각종 편의시설도 네오위즈게임즈 임직원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네오플라이센터는 총 125명, 20개 업체가 입주 가능한 규모로 조성됐다. 입주 경쟁률이 상당히 높아 떨어진 기업도 다수다.

네오플라이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 면면도 화려하다. 마이리얼트립을 비롯해 초중고 모바일 알림장을 서비스하는 아이엠컴퍼니, 소셜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제공업체 아이디어보브, 유아용 큐레이션 서비스 제공업체 스파코사, 모바일 보안을 개발하는 락인컴퍼니, 음악서비스를 제공하는 원데이원송, 게임업체인 가치온소프트, 아르케소프트 등이다. 이들은 6개월간 무료로 공간을 임대받고 다양한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상당한 지원을 `공짜로` 받는 셈이다. 계약서에 명시된 조건도 없다. 그냥 `열심히` 개발에 매진하면 된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네오플라이센터 오픈을 통해 스타트업 지원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권용길 센터장은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한 모든 게임이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실패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가장 엄격하게 입주 심사를 받는 기업은 오히려 게임 스타트업들이다. 입주도 아직 2개 업체에 불과하다.

네오플라이센터가 갖고 있는 장점 중 하나는 `든든한` 멘토단이다. 분야도 기술, 디자인, 법률, 회계 등으로 세분화했다. 향후 협력사를 찾아주거나 기술적 한계를 해결할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제품·서비스 수요처를 물색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센터에는 멘토 겸 심사역이 항상 상주해있다. 지하 식당이나 식음료대에서 마주칠 기회가 많다. 때로는 고민도 들어주면서 한 달에 한 번 `비어미팅(맥주미팅)`도 갖는다. 사업 포기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심어준다. 이 외에도 필요한 전문가를 그때그때 찾아서 전방위로 지원한다.

조만간 투자에도 나선다. 현재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센터 내 스타트업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업체를 발굴할 수도 있다. 금액이 크지는 않겠지만 유수 벤처캐피탈(VC)과 자금을 조성한 만큼 많은 스타트업에 기회가 돌아가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권 센터장은 “물리적으로 떨어져있으면 스타트업이 원하는 요구를 파악하는게 느릴 수밖에 없다”며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업계의 생리를 파악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절반 정도 입주가 완료되면서 하반기에는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입주 문을 두드리는 업체에게도 기회를 줄 예정이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사람`이다. 끈기나 열정, 절박함은 기본이다. 창업 경험 유무도 중요하다. 하지만 완벽한 팀 보다는 부족함이 보이는 업체를 선호한다. 그것을 네오플라이가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센터장은 “6개월 안으로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 창업자들이 `네오플라이가 있기에 가능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센터는 사회공헌활동도 펼친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27일 대전에 위치한 카이스트(KAIST)를 방문, 동아리 3곳에 1000만 원 상당의 PC를 기증했다. 이들은 게임, 보안 등 모바일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동아리들로, PC지원을 통해 이들의 개발 활동을 돕는다.

여름방학기간 동안 대학생들이 평소 가지고 있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업 개발자들과 함께 구현해보는 `네오플라이 썸머 캠프`도 진행한다.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최대 15개 팀의 참가자를 모집, 7주간 판교 네오플라이센터에서 참가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직접 개발한다. 참가자들은 해당 기간 동안 네오위즈게임즈 개발자들의 멘토링을 받는다. 실제 현업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권 센터장은 “건강한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젊은 세대가 도전정신과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창업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며 “네오플라이 역시 대학생들의 창업활동에 더욱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표] 네오플라이센터 입주업체 리스트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