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대학 정보화 사업 발주…대기업 `외면` 중견기업 `대외진출용`

대학 정보화 시장에 대한 대형 IT서비스기업의 외면이 본격화됐다. 올해 최대인 100억원 규모의 대학 정보화 사업이 발주됐지만 상당수 대형 기업은 제안을 하지 않거나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사업범위 보다 예산이 적어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단국대가 98억원 차세대 종합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발주, 8월 6일까지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지만 IT서비스기업의 제안 준비는 미온적이다. 삼성SDS 등 대학 정보화 사업을 수행했던 IT서비스기업들은 대부분 앞서 사업 리스크로 손해를 봤다.

◇삼성SDS 등 사업 제안 안해

이화여대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한 삼성SDS는 공공·금융 정보화 대외시장 제한적 참여 선언으로 대학 정보화 시장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SDS는 이화여대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가동 연기 등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SDS 관계자는 “대학 정보화 사업도 공공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최근 대외 정보화 시장 참여 제재 분위기 상 단국대 차세대 사업도 제안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정보화 사업이 주력이었던 대우정보시스템도 미온적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올초 수익성이 확보된 대학 정보화 사업만 참여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대우정보시스템 관계자는 “단국대 차세대 예산은 사업 범위에 비해 너무 작다”며 “예산이 늘어나거나 사업범위가 줄어들지 않는 한 제안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대학 정보화 사업을 잇달아 수주한 SK C&C는 제안 준비는 하지만,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현 예산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으면, 참여를 재검토할 수도 있다.

단국대 차세대 사업은 대외시장에 신규 진출하는 중견 IT서비스기업이 주로 제안에 참여할 전망이다. GS ITM, 동원CNS 등이 대표적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외사업 시장 중 상대적으로 대학 정보화 시장 진출이 수월하다. DK유엔씨도 대학 정보화 사업에 참여했지만 사업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어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예산 부족·잦은 과업 변경 문제

대학 정보화 사업이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 범위에 비해 예산이 작기 때문이다. IT서비스기업 대학정보화 담당 임원은 “대학 정보화 사업 예산은 결코 사업을 성공하기 어려운 규모”라고 지적했다.

단국대 차세대시스템 사업 예산도 150억원은 넘어야 수익성이 확보되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단국대는 오는 9월 일반행정, 학사행정, 연구행정, 부속기관 등 전 시스템 대상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착수, 2015년 2월 완료할 계획이다.

잦은 과업변경도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이유다. IT서비스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협상 시에는 사업규모를 대폭 줄였다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범위를 넓히는 경우가 많다”며 “시스템 가동 지연의 배경이 된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전산소장 보직교수가 변경되면 사업방향을 전면 재검토하는 경우도 있다. 기부에 익숙한 대학문화도 사업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다. IT서비스업계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앞선 사례처럼 대학도, IT서비스기업도 모두 손해만 보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대학 정보화 시장 현황


자료 : 각 사 종합

100억 대학 정보화 사업 발주…대기업 `외면` 중견기업 `대외진출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