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보육센터의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 올해 창업 열풍 속 정부 지원금이 대거 시중에 풀리면서 보육센터에 대한 `묻지마 식 지원`이 범람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상도 있었지만 오히려 지정 취소가 된 센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 마구잡이로 지었던 센터의 면허 반납이 이뤄지고 있는데다 신규 센터도 증가하면서 속도가 붙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17곳 창업보육센터 자격이 정지됐다. 특히 1월에만 13곳이 대거 취소돼 가장 많은 면허가 반납된 시기로 꼽힌다. 지난해 단 한 곳도 지정 취소된 것이 없는 것과 확연히 비교된다. 지난 2011년에도 한 해 동안 10여곳 남짓 취소만 있었다.
창업보육센터 지정 취소는 해당 센터가 중기청에 지정을 반납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강제로 취소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중기청 평가가 영향을 미쳐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중기청은 매년 운영 평가를 실시해 S부터 C까지 등급을 매긴다. 하위 20% 등급인 C를 받으면 운영비를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
올해 지정 반납된 센터를 살펴보면 대부분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에 설립된 곳이 대다수다. 당시 대학을 중심으로 창업보육센터 개소 열풍이 일었다. 타당성이나 지역 등을 고려하지 않고 예산을 받기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센터부터 지었던 것. 입주기업 모집이 어려워 운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고 예산 지원이 주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결국 지정 취소가 된 것이다.
이유는 또 있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창업보육센터 지정이 취소된 개수 이하로만 신규 설립을 허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취소를 해야 등록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운영성과가 좋은 센터에 입주를 원하는 스타트업이 몰리기 때문에 신규 설립을 계속 허가해주기에는 예산 분배라는 리스크(위험요소)가 존재한다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중소기업청 창업진흥과 측은 “부실 운영 중인 창업보육센터에 대한 퇴출시스템을 제도화하고 역량별 차등지원을 통한 인센티브 강화가 주효했다”며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표] 올해 취소된 창업보육센터 현황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