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금속 강도를 수백배 강화한 슈퍼 신소재가 실험실(랩) 수준으로 개발됐다.
KAIST(총장 강성모) EEWS 대학원 한승민·정유성 교수, 신소재공학과 전석우 교수 연구팀은 KISTI, KBSI, 미국 스텐포드대 및 콜롬비아대와 공동으로 그래핀을 구리와 니켈에 층간 삽입하는 방법으로 순수 소재보다 강도를 180~500배 높인 초고강도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그래핀이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면서도 신축성이 뛰어나고 잘 휘어지는 기계적 특성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화학기상 증착법을 이용해 구리 호일을 촉매로 하는 단원자층 그래핀을 금속이 증착된 기판에 옮긴 다음 금속 증착을 반복하는 방법으로 세계 첫 단원자 그래핀을 포함하는 금속-그래핀 다중층 복합소재를 제작했다. 강도 증가 효과를 크게하기 위해 금속과 그래핀을 샌드위치처럼 층상구조물의 형태로 만들었다.
연구에 참여한 김유빈 연구원(EEWS대학원 박사과정 2년차)은 “구리-그래핀 다중층 물질에서는 층간 간격 70㎚일 때 순수 구리의 500배, 니켈-그래핀 다중층 물질의 경우에는 층간 간격이 100㎚일 때 순수 니켈의 180배에 달하는 강도를 나타냈다”며 “지금은 랩의 기초연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금속 층의 두께에 따라 강도 제어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층간 거리가 줄어들수록 강도가 증가했다.
한승민 교수는 “그래핀의 질량비율은 0.0004%에 불과하지만 강도가 수백배 강화되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며 “이 성과를 바탕으로 롤투롤 공정이나 금속소결 공정으로 상용화한다면 자동차나 우주항공용 초경량 초고강도 부품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