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자로서 이해하는 `창조경제`는 없는 기술을 만들어 경제적인 부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매우 어렵죠. 하지만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 기존 기술 사이의 벽만 터주면 없던 기술이 새로 생겨납니다. 융합이죠. 가장 쉬운 창조경제 모델입니다.”
!["융합은 가장 쉬운 창조경제 모델"…박태현 신임 융기원장](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7/03/446690_20130703112803_372_0003.jpg)
박태현 신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은 새 정부가 화두로 제시한 `창조경제`와 `융합`의 관계를 이렇게 풀었다. 박 원장은 화학과 바이오를 결합한 학문인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다. `융합`과는 서울대 생명공학공동연구원(BioMAX) 원장을 역임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서울대 생명공학공동연구원은 바이오 분야를 다루는 단과대 간 교류를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이다. 바이오 중심 융합기관인 셈이다.
“과학이 돈을 투자해 지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공학은 지식을 활용해 돈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식을 만들기 보다는 기존 지식을 활용한 산업화로 돈을 만드는 것이 바로 융기원의 역할입니다.”
박 원장은 김도현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말을 빌려 과학과 공학의 차이를 설명했다. 융기원의 역할은 공학과 통하고, 이는 곧 공학도인 그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융기원 본연의 업무는 연구활동입니다.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 과학기술 대중화와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기 위한 활동도 지속적으로 늘리려 합니다.”
그는 융기원장으로서 미션으로 글로벌 연구 지원과 과학기술 대중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를 위해 그는 월드클래스융합최고전략과정(WCCP)과 국제융합기술심포지엄, 융합과학청소년스쿨, 대학생 인턴프로그램, 융합과학기술교육강좌, 융합문화 콘서트 등 관련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대기업 경험이 풍부한 원로급 특임연구위원과 서울대 스타급 교수들이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 기업경영 솔루션 등을 중소기업에 전수하거나 교육하는 프로그램들이다.
“중·고등학생 과학교육이 변했어요. 물리·화학·생물 등으로 나뉘었던 과목이 공통과학으로 합쳐졌습니다. 융합교육 차원이죠. 하지만 기존 교사들은 서로 다른 분야로 여겨왔기 때문에 따라가기 힘들어요. 교사 재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는 “융기원 전문가들이 연수원에서는 하기 힘든 교사 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도청 및 도교육청과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에서 성공하면 전국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그는 “융기원에서 강의하는 신진 박사들은 대부분 계약직이라 오래 머물지 못한다. 이들이 생활 걱정 없이 자긍심을 갖고 연구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것이 내부 미션이다”며 “교사 양성 프로그램이나 융합콘서트, WCCP 과정 등 고정 수입원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늘리는 일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