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근 쏠라사이언스 사장(29)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사업을 위해 지난 2010년 네패스LED 사장으로 재직하던 서태석 사장(66)을 만났다. 네패스LED의 캡LED 모듈을 공급 받아 조명을 제작하는 일을 수주했다. 송 사장은 그 때부터 2년간 한 번도 빠짐없이 매주 네패스LED의 월요 회의에 참석했다. 서 사장이 네패스 부회장으로 부임한 2011년, 송 사장은 `서태석 쏠라사이언스 회장` 명함을 하나 팠다.
![송성근 쏠라사이언스 사장(왼쪽)과 서태석 회장이 최근 개발한 `CSE` LED 패키지를 보여주고 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307/448334_20130703190141_834_0001.jpg)
송 사장은 “그동안 위기를 맞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네패스와 협력하면서 서 회장의 경영 능력과 해외 영업망 네트워크를 보고 감탄했다”고 설명했다. 4개월 공을 들인 끝에 지난해 초부터 서 부회장은 쏠라사이언스 회장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20대의 영업력과 60대의 관록은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냈다. 쏠라사이언스는 불과 1년 만에 국내 태양광 조명 시장 1위 회사로 등극했다. 태양광과 전기를 번갈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컨트롤러를 적용해 가격과 효율성을 모두 갖췄다. 모터를 아래에 두고 날벌레를 포집해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포충(捕蟲)등 등 특허 7개 출원도 마쳤다.
최근에는 서 회장이 네패스 시절부터 협력하던 미국 SGI연구소와 손잡고 배광 각도 180도 이상 야외용 LED 조명 패키지 `CSE(Compact Single Emitter)`를 개발했다. 칩온메탈(COM) 방식 LED 패키지에 특수 실리콘 렌즈를 씌웠다. 기존 렌즈를 쓰면 광효율이 20%가량 떨어지지만 CSE 방식을 이용하면 난반사 기능 덕분에 광효율이 오히려 12% 개선된다. 인쇄회로기판(PCB)·표면실장기술(SMT) 등이 필요 없어 100W급 가로등을 만들 때 생산 단가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사업 영역도 다각화했다. LED 조명 제조뿐만 아니라 관련 핵심 기술 수직계열화에도 성공했다. 자회사 SL머티리얼즈를 설립해 LED 패키지용 실리콘, LED 패키지용 다이접착제(DAA), 흰색 에폭시몰딩컴파운드(WEMC), 흰색실리콘몰딩컴파운드(WSMC), 액체클리어몰딩컴파운드(LCMC, 2~3W급 조명까지 사용가능한 패키지 소재), 혼합인광물질(Mixed Phosphor) 등 LED 패키지 소재 유통·생산 조직까지 갖췄다. LED 구동 드라이버, PCB, SMT 협력사를 발굴해 외주 생산 체제도 구축했다. 수주업인 LED 조명 사업은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원자재를 턴키로 공급하면 매달 고정 수입을 낼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지난 2011년 20억원대에 머물렀던 이 회사 매출액은 지난해 두 배 신장했다. 올해는 8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 자본금 500만원은 17억원으로 늘어났다. 국내 영업·마케팅은 송 사장이, 글로벌 영업과 기술 도입, 경영전략 수립은 서 회장이 맡았다.
송 사장은 “오는 2015년 매출액 200억원 달성과 함께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 시키겠다”고 자신했고, 서 회장은 “큰 기업을 운영해 본 노하우를 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