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전앤한단, 블랙베리 반사 이익 얻었다

블랙베리가 고전하고 있는데 국내 휴대폰 케이스 전문 업체인 우전앤한단은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고 있어 관심이다.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들자 블랙베리가 부품 협력업체 수를 축소하며 매출이 되레 늘어난 것이다. 올해 선보인 블랙베리 신제품도 예상보다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생산량 확대가 기대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우전앤한단(대표 이종우·이용국)의 블랙베리 케이스 생산량은 전체 케이스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블랙베리가 케이스 공급 업체 수를 줄이면서 공급사로 남은 우전앤한단의 주문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블랙베리는 `오바마폰`으로 불리며 비즈니스 용도 스마트폰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점점 시장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판매 부진으로 부품 공급망도 계속 축소했다. 특히 케이스 부품은 지난 2009년 협력사를 다섯 곳에서 지난해 세 곳으로 줄인 뒤 올해는 우전앤한단을 포함해 두 곳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블랙베리가 고전하지만 신제품 반응은 괜찮은 편이다. 올 초 출시된 풀터치폰 `Z10` 판매는 예상을 밑돌았지만 고유의 물리 자판이 탑재된 쿼티폰 `Q10`은 선전 중이다. 이어 중저가 모델 `Q5`가 지난달 시판되면서 중동·중남미 지역에서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베리의 물량 몰아주기 덕분에 우전앤한단은 케이스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가 블랙베리에 공급하는 복합 소재 케이스는 유리섬유를 활용한 첫 제품으로 기술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다. 이 밖에 또 다른 대형 고객사인 삼성전자, 소니 등이 하반기 출시하는 신규 스마트폰에도 케이스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생산량 증가에 대비해 베트남에 공장도 신설할 계획이다.

우전앤한단 관계자는 “시장 경쟁에서 주춤했던 블랙베리가 부품 공급사를 정비하며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면서 “향후 블랙베리 판매량에 따라 매출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