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100엔 재돌파…아베노믹스 다시 탄력받나

엔화 환율이 다시 달러당 100엔을 상향 돌파하고 수차례 급락 사태를 겪은 일본 증시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아베노믹스` 경제 정책이 다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달러·엔 환율은 2일(현지시간) 밤 영국 런던 시장에서 100엔대로 하락한데 이어 3일 도쿄에서도 약세를 이어가 100.7엔을 중심으로 거래됐다. 엔화가 100엔대로 다시 진입하기는 지난달 5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미국의 6월 제조업 지표가 호조를 보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더 커지면서 달러가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닛케이 평균주가가 전날 1.78% 급등해 한 달여 만에 1만4000대를 회복한 것도 안전 통화로 꼽히는 엔화에 대한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엔저의 후퇴와 주가 급락이 서로 맞물려 일어나면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겼던 만큼, 이런 `악순환`의 해결 실마리가 보이면서 일본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일본 실물경제도 차츰 나아지고 있다.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기준치인 50을 웃도는 52.3으로,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일본 대기업 제조업의 2분기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短觀) 업황판단지수(DI)도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나타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오는 10∼11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일본 경제 평가에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회복`이라는 단어를 넣는 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그러나 엔저의 재개나 주가 반등에도 일본 시장의 변동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아베노믹스 실패 가능성의 신호탄이 됐던 10년물 일본 국채 수익률은 5월 29일 0.94%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6월 내내 0.8%대로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0.88∼0.90%로 다시 불안해진 상태다.

특히 아베노믹스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으려면 이달 21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라는 관문을 지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