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절전대책 EMS가 답인가

절전, EMS가 답인가

EMS가 에너지관리 필수 시스템으로 관심을 받지만 보급은 아직 활발하지 않다. EMS사업을 추진하는 기업 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이 에너지 사용에 다양한 규제가 따르는 상황에서 EMS의 정상적인 기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전력난으로 건물, 사업장 전력사용을 제한하면서 오히려 에너지 절감폭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건물, 사업장에서는 EMS 도입 필요성이 그만큼 줄어들고 이는 시장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기존 건물, 사업장의 EMS 도입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신축 건물, 공장은 설계단계부터 EMS적용을 계획할 수 있는 반면 기존 건물, 사업장은 신규투자, 운영중단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대안은 EMS도입에 앞서 에너지소비가 가장 많은 부문을 찾고 에너지 절약방안을 찾는 것이다. 최근 조명을 개인 관리해 에너지절약을 유도하는 개별조명관리시스템을 도입한 건설기술연구원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큰 비용투자와 공사 없이 조명전력을 시스템 도입 이전대비 약 20% 이상 절약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가 건물에 비해 많은 산업계는 전사적 에너지경영체계를 도입하는 풍토도 조성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관리체계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경영 계획, 실행, 운영 방식 등 에너지절약을 기업의 핵심경영목표로 삼고 이를 체계화하는 것을 말한다. 2011년 6월에 ISO50001 규격으로 확정돼 현재 인증이 진행 중이다.

허수영 에너지관리공단 온실가스검증원장은 “IT 등 기술적 요인으로 에너지절감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에너지절약, 관리를 사업장, 건물 운영의 핵심요인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에너지관리체계가 구축되면 CEO, 건물주의 의사결정체계에 자연스럽게 에너지절약 의지가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소비가 많은 산업계에서는 최근 IT를 접목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성과를 내는 기업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로 기기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절약 효과를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독일 지멘스가 2009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산업 분야에 EMS를 적용할 경우 연간 최대 20%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금호타이어의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도입은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4만평 규모 금호타이어 평택 공장은 관리자가 150여개의 모든 전기 사용 생산시설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방지한다. FEMS은 전기, 액화천연가스(LNG), 용수, 스팀 사용량을 유무선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관리자는 사무실 밖에서도 언제든지 이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연 28억원을 에너지 비용으로 지출하는 금호타이어는 최초 한 달간 FEMS을 시범 운영해 1400만원을 절약했다. FEMS 구축에 7억원을 투입했는데 3년6개월 정도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

한화케미칼은 여수 석유화학 공정에 IT를 접목해 에너지절약에 나섰다. `스팀관리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각 공정에 투입하는 스팀 사용량을 초단위로 파악한다. 불필요한 공급량을 실시간으로 제어해 과잉 공급되거나 전달 과정 중 발생하는 손실을 방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수공장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15%에 달하는 스팀에너지를 관리해 기존 대비 5.3%를 절약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 사업장은 특히 설치한 시스템 개선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회의를 주기적으로 열고 추가 개선사업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변상익 정보통신사업진흥원 그린IT팀장은 “IT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은 에너지관리를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핵심 기능”이라며 “정보를 해석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관리자역할인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 추가적 에너지절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