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발 양적완화 축소로 출렁거렸던 이머징 금융시장에 악재가 끝이지 않으면서 트리플 약세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는 평가다. 트리플 약세는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해외로 유출돼 주가, 환율, 채권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따른 자금이탈 우려와 더불어 소위 리커노믹스로 대변되는 중국발 경기둔화 리스크, 이집트발 유가 급등 및 그리스·포르투갈 금리 상승에 따른 신용리스크 등이 잇따라 발생,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가뜩이나 약해지고 있는 경기모멘텀을 더욱 약화시킬 공산이 높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의 제조업 경기 등 경기모멘텀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100달러를 재차 돌파한 유가는 향후 선진국은 물론 이머징 경기 모멘텀을 추가로 약화시킬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제유가는 이집트의 정정 불안으로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1.24달러까지 오르며 14개월 만에 100달러 선을 넘었다.
박 연구원은 “이머징 경기가 고유가 현상에 상대적으로 선진국에 비해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어 자칫 물가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이머징 경제내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최근 이머징 통화 약세로 가뜩이나 수입물가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고유가 현상이 장기화되면 당연히 물가압력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자금들이 급격히 이탈하는 상황에서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마저 발생한다면 자금이탈 현상이 심각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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