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전문가협의체 결론 늦춰질 듯

밀양 송전탑 문제 해법을 모색하고자 구성된 전문가협의체 결론 도출이 당초 일정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7일 한국전력과 관계기관에 따르면 8일까지 40일간의 활동을 마치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에 권고안을 내기로 했던 전문가협의체가 통일된 결론을 마련하지 못했다.

협의체 내 한전 측 위원은 당초 일정대로 8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지만 반대 측 위원은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고리원전에서 창녕 북경남변전소까지 90.5㎞에 송전탑을 건설하는 밀양 송전선로 공사는 지난 5월 20일 재개됐다 협의체가 발족되면서 지난달 5일 중단된 상태다. 협의체는 주민반대대책위 추천 3인, 한전 추천 3인, 여당 추천 1인, 야당 추천 1인, 여야 합의 추천 위원장 1인 등 9명으로 구성됐다.

반대 대책위 측 추천위원은 당초 국회에서 구성한 취지에 맞지 않게 협의체가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전 측 추천위원이 신중한 검토 없이 한전 측 보고서를 베껴서 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전 측 추천위원의 보고서에 `대구·경북지역의 전압 저하 현상이 우려된다`거나 `현재의 계통으로 신고리 3호기를 운전할 경우 모의실험 결과 고리-신양산 변전소 간 송전선로가 상시 중부하 상태에 놓인다` 등 한전과 전력거래소 측 자료를 그대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반대 대책위 측 위원들은 그동안의 검토내용을 독자 보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면에 한전 측 추천위원은 “한전과 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항변했다.

한전 측은 “한전은 추천위원이 검토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료를 제공했고 위원들이 신중히 검토한 것을 안다”며 “예정대로 8일 국회에 의견을 제출할 계획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공사를 중단하고 전문가협의체에서 해결하기로 합의한 만큼 합리적인 방안이 나오길 기대하며 권고안이 나오면 따를 것이라고 확인했다.

국회 산업위는 오는 11일께 상임위원회를 소집, 협의체 권고안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반대 측 저항이 커 양측 의견을 일정대로 보고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40일이라는 시간이 기술적 쟁점을 논의하기에 짧아 추가 논의 시간을 갖자는 의견도 제시된다.

김창섭 가천대 교수는 “원만한 합의점을 찾고자 협의체를 구성한 만큼 시간을 더 갖더라도 협의체에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측이 성실하게 협의해 이후 한전과 주민과의 또 다른 충돌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