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구파 삼성그룹 계열사 A 사장. 그는 매일 아침 중국어 회화 공부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고 하지요. 덕분에 그의 외국어 실력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유명합니다. 그가 전문가급 실력을 발휘하는 언어는 중국어인 데 예전 중국 방문 시 통역 없이 중국어로 강연을 했을 정도라는군요. A 사장이 아침 일찍부터 외국어를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자, 회사 전체가 외국어 학습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또 그는 사내 블로그로 회사 업무에 도움이 될 내용을 주기적으로 공유한다고 하는데요. 이 역시 중국어는 물론이고 영어와 일본어 번역본도 함께 올린다고 합니다. 외국어 공부에 게으른 A 회사 직원들은 긴장 좀 해야겠지요?
○…소재부품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B 교수. B 교수는 최근들어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해외 유명 대학 객좌 교수에 임명된 데 이어 국내 학회에서도 요직을 맡았습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전문가 평가도 도맡아하는 데다 최근에는 민간 외교까지 힘쓰고 있어, 주위 사람들은 그의 에너지가 놀랍기만 합니다. 소재부품 분야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어서, `창조 경제 정책`이 소재부품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돌직구`도 던지겠다며 사기 충천한 모습입니다. B 교수님의 돌직구 기대하겠습니다.
○…삼성전자 계열사 부사장 출신 C 씨. 협력사로 자리를 옮긴 후 잘 나가는 부품업체 CEO로 유명합니다. 화려한 이력만 보면 아쉬울 것 없어 보이는 그에게도 아픔은 있습니다. 삼성에 몸 담은 시절, 탁월한 업무 능력에도 불구하고 주량이 약한 체질은 항상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하네요. 삼성 임원 중 술과 골프를 못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죠. 술을 잘 못하는 탓에 부장까지 C 씨의 회사 생활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주량을 늘리기 위해 C 씨는 임원으로 승진하자마자 집에서 홀로 매일 양주잔을 기울였을 정도라고 합니다. 덕분에 주량은 늘었지만,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스트레스 탓에 주사가 심해진 거죠. C 씨를 보면 사회생활하기가 참 녹록지 않다는 말이 실감나네요. 술 권하는 사회 언제쯤 없어질까요.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설계와 공정 기술은 뛰어나지만 핵심 소재는 대부분 외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와 관련된 일화 하나. 대기업 D사는 이미 20년 전에 핵심 소재 개발을 위한 전담팀을 신설하고 반도체 소재를 개발하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인력도 보강하고 로드맵도 그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D사에서 물러나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는 당시 사장 E 씨가 발목을 잡았다고 하네요. “아니 지금 소재가 왜 필요해” 이 말 한 마디에 그 팀은 바로 해체되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D사가 그 때부터 소재 연구를 해왔다면 반도체 미세공정의 벽은 벌써 해결됐을지도 모르는 일일텐데요.
소재부품산업부
`소재부품家 사람들`은 국내 소재부품 업계와 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울고 웃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 소재부품면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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