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뇌과학, 창조경제의 `브레인`으로 육성해야

뇌과학 투자 이대로 좋은가

지난 8일 정부는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제1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를 열고 `제3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경제의 실현. 특히 뇌과학 등 실생활 밀착형 차세대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늦게나마 다소 늘어, 올해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총 92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이슈분석]뇌과학, 창조경제의 `브레인`으로 육성해야

뇌과학은 기초과학에도 해당돼 미래창조과학부의 중점 지원 대상이 됐다. 이날 미래부가 함께 발표한 `기초연구진흥종합계획`에 따르면 정부 R&D 투자 중 기초연구의 비중을 2012년 35.2%에서 2017년 40%로 확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뇌과학은 미지의 세계다. 남아프리카의 생물학자인 라이얼 왓슨은 “두뇌가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했다면, 우리는 너무 단순해서 두뇌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부터 맛이나 냄새, 소리까지, 나아가서는 심장 박동과 호흡까지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관장하는 기관이 뇌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게 가장 적은 기관도 뇌다. 과학의 주요 난제 중 하나인 `마음`을 만들어내는 곳이라 생각은 되나, 아직도 기본적인 물리화학적 메커니즘조차 명확히 규명돼있지 않다. 주요 선진국의 뇌과학 연구 성과에 비해서도 국내 뇌연구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유전자, 뇌연구의 새 열쇠

김기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생리학에서는 신경세포 작동원리를 통해 뇌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생화학에서는 다양한 화합물들이 뇌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가 하면, 심리학에서는 뇌 기능의 산물인 마음의 정체를 규명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며 “21세기 들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된 성과를 종합해 뇌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규명하려는 움직임도 본격적으로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들어 유전자가 뇌를 이해하는 새로운 열쇠로 각광받고 있다. 뇌 기능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히고, 이들이 작용하는 방식을 규명할수 있다면 뇌기능 이상에서 비롯된 수많은 난치성 질환들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김 박사의 설명이다.

뇌 기능은 수많은 유전자와 신경 네트워크가 관여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따라서 주요 유전자의 발현조절 및 이에 따른 신경신호, 행동분석에 따라 뇌 기능을 연구하거나, 뇌질환 환자의 유전자나 단백질의 발현분석을 통하여 뇌 기능을 연구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다.

예컨대, 알츠하이머 질환의 경우 현재까지 695개의 유전자가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관련성이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된 10개 유전자는 이미 규명된 상태다.

◇뇌과학, 기업 마케팅에도 응용

뇌과학의 연구 성과는 마케팅 현장이나 범죄사건 해결과 같은 실생활에도 널리 활용된다.

이른바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은 인간의 무의식에서 나오는 감성적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해 더 나은 마케팅 활동을 하려는 시도다. 뉴로사이언스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뉴로마케팅 역시 최근 부쩍 발전하고 있다.

신경 과학을 활용해 뇌 반응을 측정하고 시선추적기로 광고나 상품의 소비자 반응을 분석하는 `뉴로마케팅`이 인터넷쇼핑몰에 도입된 사례도 있다.

실제로 11번가는 인터넷 상거래 서비스 개선을 위해 카이스트와 제휴, 온라인몰 최초로 뉴로마케팅을 접목한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11번가는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연구센터와 소비자 행동심리 분석을 토대로 마케팅과 서비스 개선모델을 개발하고 인터넷상거래서 소비자 활동을 마케팅에 적용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예컨대 시선 추적기로 소비자 시선 집중도와 구매 행동의 상관관계를 분석, 신규 광고 모델을 개발하고 단계적으로 뇌과학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과 활용 가이드라인을 연구 결과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고객을 구매로 연결시키는 랜딩·검색 페이지 별 시선 추적 결과 등을 분석해 사이트 이용패턴과 디자인 평가와 함께 종합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 구매심리 모형도 개발할 수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