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미래브레인 양성 기초 다진다]내년 기초학부 개설…창조형 인재 키운다

똑같은 환경, 똑같은 교육, 똑같은 교수법으론 앞서갈 수 없다. 더 혁신적이고 더 효율적인 교육으로 미래 창조형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라.

대구경북 유일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내년 3월 4년제 기초학부를 개설한다. 연구중심대학으로서 국내 이공계를 대표할 글로벌 리더를 본격 양성한다. 짧은 역사지만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담겨 있다.

DGIST가 내년 기초학부를 개설해 창조경제를 이끌 우수한 이공계 인력을 양성한다.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한 DGIST 캠퍼스.
DGIST가 내년 기초학부를 개설해 창조경제를 이끌 우수한 이공계 인력을 양성한다.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한 DGIST 캠퍼스.

기초학부의 성공은 DGIST가 세계 초일류 융·복합 연구중심대학이 되기 위한 필수항목이다. DGIST 기초학부의 차별화된 제도와 교수진, 커리큘럼 그리고 올해 총력을 쏟고 있는 학생유치에 대해 알아본다.

비슬산 자락인 대구 달성군 현풍면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한 DGIST. 2004년 연구기능을 시작한 DGIST는 지난 2011년 대학원 과정을 개설했다. 신물질과학과 정보통신융합공학, 로봇공학, 에너지시스템공학, 뇌과학, 뉴바이올로지 등 대학원과정은 6개 전공으로 나뉘어 있다.

연구분야는 뇌질환 연구의 중심이 될 한국뇌연구원이 지난 2월 기공식을 열어 내년 6월이면 완공된다. 지난해 10월엔 사이버물리시스템(CPS) 글로벌센터가 문을 열고 연구를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7월엔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와 공동연구 협력을 위한 연구협력센터가 문을 열었다. 최근엔 산업통상자원부의 웰니스 휴먼케어 플랫폼 구축사업도 유치했다 이에 앞서 기초연구원 식물노화수명연구단도 본격적인 연구활동에 돌입했다.

연구기능 강화와 대학원 과정 개설은 기초학부 설립에 탄력을 줬다. DGIST는 내년 기초학부 설립으로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기초학부에 혁신적 제도 도입

DGIST 기초학부는 교육방법과 제도에서부터 기존의 틀과 상식을 깼다. 기초학부 혁신제도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무학과 단일학부, 둘째는 학부과정 전담교수제, 셋째는 전자교재(e북) 형태의 융·복합 교재 개발이다. 이 같은 교육제도는 국내에선 최초이며 해외 유명대학에서도 실행에 옮기기 어려워하는 혁신적 교육형태로 평가받고 있다.

무학과 단일학부는 기초학부에 전공을 따로 두지 않음으로써 학생들에게 기초과학과 기초공학 교육을 강화, 융·복합 연구 수행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전공을 하는 학생들 한명 한명의 목표가 같을 수 없기 때문에 자신만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목표지향형 능동학습(GOAL)` 방법을 추구한다. 기초과학 및 공학지식교육과 더불어 인문소양, 리더십 교육을 병행해 전인적 인재로 키우려는 의도다.

`GOAL` 성취를 위한 교육으로는 대학 합격자를 대상으로 기본 소양 교육, 현장 실습을 통한 리더 소양 교육, 미국 UC버클리와 스탠퍼드 대학 1학년 여름학기 수강, 교수와 선배 간 교류 등으로 짜여 있다.

DGIST는 무학과 단일학부를 통해 기초학문을 소홀이 하는 기존 대학 공장형 교육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학과 개념은 현재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브라운 대학이 도입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대학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학부과정 전담교수제도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 대학은 대학원 연구역량 및 논문 업적이 대학 평가의 척도가 되고, 이 평가가 정부 재정지원 및 우수학생 모집과 직결되는 구조 때문에 학부 교육이 소홀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DGIST는 학부교육 전담교수제를 도입해 학부학생들만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진로와 생활전반에 대해 조언할 수 있는 멘토링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전자교재 형태의 융·복합 교재도 눈길을 끌고 있다. DGIST는 최근 기초학부 교육을 위해 전자교재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한 전자교재 형태의 융·복합 교재 개발은 급변하는 과학기술 분야 최신정보를 빠르게 습득함으로써 학문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학과 인문사회 간 융합을 통해 통섭적 시야를 키우기 위한 맞춤형 공동연구프로그램(UGRP)도 도입된다. `UGRP`는 기초과학 간, 기초과학과 공학 간, 기초과학과 인문사회학 간, 과학벤처 프로젝트 등 4개의 코스를 마련해 미래지향적 융·복합 지식교육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 최고 기초학부 교수진

이공계 리더 양성을 위한 최고의 교수진은 DGIST 기초학부가 내세우는 자랑거리다.

기초학부장을 맡은 최경호 교수는 대체에너지 이용기술의 권위자다. 프랑스 에콜레 폴리테크니크 기계공학 박사 출신 노환진 교수는 이공학과 인문사회학 융·복합 분야 선두주자로 유명하다.

대중과학서 `탐구한다는 것`의 저자인 남창훈 교수는 항체공학과 바이오센서가 주요 전공이며, 카이스트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사 출신인 이석규 교수는 영재교육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그 외 인문사회 분야에선 김남두 교수(서양철학), 김대륜 교수(영국 근대사), 최성희 교수(음악) 등이 학생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기초학부 모집 현황

내년 기초학부 신입생 모집정원은 200명 내외다. 모집단위는 학과 구분 없이 단일학부 체제다. 일반전형을 통해 150명을 선발하고, 나머지 50명은 추천방식으로 뽑는다.

기초학부 신입생 선발 기준도 남다르다. DGIST는 현 입학사정관제의 문제점을 보완,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선도적 입학전형을 개발했다. 입학사정관은 DGIST 특성화와 인재상에 부합하는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입학업무 전문가를 활용할 방침이다.

성적 위주의 획일적 선발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소질, 적성, 인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할 계획이다. 선발 인재상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미래브레인(수학, 과학 학업 역량), 도전적이고 창의적 호기심이 많은 학생(탐구 역량)이다. 또 자신의 분야를 스스로 개척하려는 학생(리더 잠재력)과 따뜻한 인성과 나눔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학생(인성) 등이다.

공정하고 효율적 평가를 위해 이미 선진적 온라인 입시관리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시간적 공간적 제약 없이 온라인에 접속해 서류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수만장에 이르는 종이서류를 출력하고 복사하는 낭비요소를 해소한 셈이다.

◇기초학부 우수학생 유치 총력

DGIST는 올해 기초학부에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국내 우수한 영재고, 과학고와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고교 교사 초청 행사, 입학설명회, 학부모 대상 특강, 고교생 초청 간담회, 고교방문 입시설명회 등을 잇달아 열고 있다.

이미 전국 16개 고등학교와 MOU를 교환했고, 교사초청 설명회도 31차례나 개최했다. 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한 입시설명회도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50여차례 실시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