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일렉트로룩스·필립스, 유럽 가전3사 하반기 전략 공개

삼성·LG전자와 다른 길을 걷는다. 밀레코리아, 일렉트로룩스코리아, 필립스전자 등 유럽을 대표하는 가전3사의 한국법인이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전략짜기에 돌입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유럽 가전업체들이 올 하반기를 내년 사업까지 전망하는 전환점으로 삼았다. 장기불황에 삼성·LG전자와의 경쟁 등을 고려한 나름의 고육지책을 내놨다.

밀레코리아는 고급화와 다양화 전략을 한층 강화한다. 특히 오는 9월에 열리는 IFA2013에서 새롭게 선보일 신형 세탁기를 필두로 국내에서도 내년부터 백색가전 판매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비싼 가격으로 제한된 제품만 선보였던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환할 분위기다. 밀레는 일단 하반기에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 냉장고와 함께 대형 냉동고를 콤비 제품으로 선보인다. 밀레의 냉장고는 깊이가 90㎝가 넘어가는 국내 제품과 달리 62㎝ 정도여서 안 쪽까지 손이 쉽게 닿는 것이 특징이다. 밀레 관계자는 “최근 대형 냉장고들이 경쟁적으로 용량을 늘리면서 내부가 너무 깊고 앞으로 튀어나온다는 단점 때문에 싱크대와의 폭을 맞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확인했다”며 “세련된 메탈 디자인 제품도 추가로 선보여 소비자 선택권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전자는 `전자`를 뗀 `필립스`로 조만간 사명을 변경한다. 네덜란드 본사가 영상음향 부문을 매각하고, 친환경 LED조명과 의료진단기기, 소형가전 위주로 사업을 재정비한만큼 국내도 헬스앤웰빙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필립스는 이미 지난 4월 창업 112년만에 사명에서 `일렉트로닉`이란 이름을 떼면서 해외지사의 법인명 변경을 예고한 바 있다.

필립스전자 관계자는 “국내 의료진단기기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시장으로 가능성이 높다”며 “헬스앤웰빙 부문을 미래 먹거리로 삼은만큼 이 비전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도 주력 제품인 청소기를 중심으로 소형가전 제품으로 제품군을 확대한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본사가 월풀, GE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기업인만큼 백색가전 사업의 재진출을 열어뒀다. 실제로 동부대우전자(구 대우일렉), 동양매직 인수전에도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일렉트로룩스 관계자는 “백색가전 부문은 A/S조직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국내회사 인수를 염두해뒀던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시장에서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제품의 본격적 판매는 본사가 결정할 문제지만 국내의 경우 삼성·LG전자가 있기 때문에 중요도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