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기술이 힘이다]<상>스핀온(Spin On)시대 "한국형 발사체서 달 탐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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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 1월 `나로호` 3차 발사 성공으로 우주 관련 인력과 발사장 인프라를 확보했다. 오는 2019년 한국형발사체 개발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시험시설과 산업 인프라를 추가로 갖추게 된다. 우주시장에 당장 진입하긴 어려워도 겨뤄볼 기반은 만들어지는 셈이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일정안>(제공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개발 일정안>(제공 항공우주연구원)

20년이라는 짧은 연구와 투자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연구원들이 사력을 다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IT를 활용했다. 한때 청계천 가면 `총`도 제작할 수 있다는 소문은 옛 이야기가 됐다. 지금은 항공기라도 만들 기세다. 우리나라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기술만 잘 끌어 모은다면 우리 발사체로 달 탐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우주강국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주기술의 핵심인 발사체와 위성기술 중심으로 세밀히 들여다봤다.

스핀온(Spin On)시대 “한국형 발사체서 달 탐사까지”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에 투입할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를 독자 개발하자는 것이다.

현재 한국형 발사체는 발사체 및 액체엔진 시스템의 예비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7톤 및 75톤 엔진 주요 구성품(연소기, 터보펌프, 가스발생기 등) 시험도 준비 중이다. 아직까지는 모든 시험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축소형 구성품 시험을 통해 설계 결과를 검증하고 있는 단계다.

한국형발사체 사업단 관계자는 “완성품 시험이 가능하려면 조속한 시일 내에 시험시설부터 갖춰야 한다”며 “나로호 발사과정에서 삭감한 예산부터 빠른 시일 내 원상회복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1~2년 앞당기기 위해서다. 2018년으로 계획된 시험발사체는 1년 앞선 2017년 발사한다. 2021년으로 계획된 3단형 발사체는 2년 앞당긴 2019년 쏘아 올릴 계획이다.

한국형 발사체는 초기 설계 단계부터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진행 중이다. 가격 대비 성능 좋은 발사체를 만들어 해외 발사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다.

75톤급 액체엔진은 한국형발사체(KSLV-Ⅱ) 주력엔진이다. 이 75톤급 엔진을 개량해 엔진 클러스트링 단계를 거치면 높은 추력의 대형발사가 가능해진다.

발사체는 최첨단 기술의 결집체다. `강재, 내연기관, 금속가공` 등 36개 산업분야와 관련 있다. 산업연관효과가 높은 것도 장점이다.

현재 미국 민간기업인 스페이스X는 지금 운용 중인 아틀라스나 델타 발사체, 유럽 아리안 발사체 발사 비용 대비 절반 가격을 제시해놔 시장 판도변화를 예고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발사체 기술의 상업화가 늦게 이뤄지면 발사체 시장에서 우리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항우연이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당초 계획보다 2년 정도 앞당기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 발사체가 성공하면 달 탐사로 이어진다. 달 탐사는 한국 발사체 기술이 안정적인 작동이 되는 수준에 올랐다는 것을 세계에 증명하는 일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아시아 국가인 일본, 중국, 인도 등이 달궤도선을 쏘아 올리며 `달을 향한 전쟁`에 불을 붙였다. 오는 2020년 전후가 되면 세계 각국 달탐사가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현재 무인 달 탐사 시기를 2020년으로 앞당기기 위한 검토를 준비 중이다. 항우연은 그동안 내부 연구과제로 달 탐사 기반 연구를 수행해 왔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한국형발사체의 궁극 목표는 상업발사고, 관련핵심기술을 집적하는 스핀 온 전략을 통해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빠른 시간 내에 갖춰 나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 우주개발 역량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예산과 인력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2020년 달 탐사선 발사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