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직접금융 조달시장의 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 출범한 코넥스(KONEX) 시장에 상장된 21개 기업 중 15개가 중진공의 지원을 받은 업체다. 또 코스닥시장 우수종목으로 꼽히는 상당수 업체도 중진공 자금지원을 통해 성장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코넥스 개장과 함께 중소·벤처기업 사이에서는 물론 증권가와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코넥스에 상장된 21개 기업 중 15개 기업이 중진공에서 정책자금과 컨설팅 지원을 받아 성공한 기업이기 때문. 이 중에서 2개 기업은 전환사채 인수방식의 성장 공유형 대출지원 기업으로 전문 투자사들도 부러워할만한 투자수익도 기대된다.
성장 공유대출은 중진공이 2008년도부터 지원해 온 사업으로 재무 상태나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에 신용으로 저금리(1%)에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중진공이 인수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부채의 자본 전환으로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까지 개선된다. 반대로 중진공 입장에서는 주가가 많이 오르면 투자수익을 얻는다. 코넥스에 상장된 비나텍과 비앤에스가 해당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이다.
비나텍은 초고용량 커패시터 제조·판매하는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이다. 중진공은 오랜 수명과 고출력, 친환경에너지 저장소자 독자 제조기술을 갖춘 이 기업에 시설자금 20억을 지원, 성장을 견인했다. 디지털 강의시스템 서비스기업인 비앤에스미디어는 내수시장 확대와 해외진출을 위한 운전자금을 지원한 기업이다.
메디아나, 베셀, 스탠다드펌, 이이티센시스템즈, 아진엑스텍, 태양기계, 테라텍 등이 창업자금 등 각종 정책자금 지원을 받았으며, 퓨얼셀파워나 하이로닉은 연수나 마케팅 지원 등의 컨설팅을 받은 기업이다.
이에 앞서 중진공은 코스닥 시장에도 큰 기여를 했다. 중소기업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사업을 2000년부터 진행해 다수의 기업을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2012년 코스닥에 상장한 21개 기업 중 4건이 중진공의 성장공유나 출자전환 기업이다.
광학 필름을 생산하는 코이즈나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엠씨넥스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코이즈는 매출 350억원, 엠씨넥스는 매출 2500억원의 회사로 성장했다. 이들 회사 모두 2012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이런 성공사례와 관련 중진공 관계자는 “담보부 대출보다 기술성과 사업성 평가에 기반한 기업종합진단을 바탕으로 기업의 문제점을 도출한 후 해결까지 정책적 지원을 연계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일깨워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진공 박철규 이사장은 “중진공은 진단 기반의 직접대출, 컨설팅, 수출마케팅, 연수 등 핵심지원기능을 강화해 기술성과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해 코넥스나 코스닥에 더 좋은 기업들이 상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