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증권정보시스템 이틀 연속 먹통…안전망 구멍

한국거래소(KRX) 증권시스템이 이틀 연속 사고가 발생하며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코스피 지수 전송지연에 이어 16일 새벽 야간선물 및 옵션거래가 시스템 고장으로 3시간 이상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50분께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 지수선물과 유렉스(EUREX) 연계 코스피200옵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여의도 서울사무소 내 정보분배시스템이 작동을 멈췄다.

거래소는 CME와 협의를 거쳐 오전 3시께 CME 연계 코스피200 지수선물 거래를 평소보다 2시간가량 조기 마감했다. 이후 거래소는 새벽 3시 50분경 장애서버를 복구했고 4시 46분경 CME 데이터 정합성 정상복구를 완료했다.

거래소는 이날 오전 긴급브리핑을 통해 거래 중단 사태의 원인은 갑작스런 정전 발생 뒤 이로 인한 전원공급 이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홍기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전선지지용 애자(도자기 재질의 절연장치)가 파손되면서 새벽 1시 22분경 기계실 전원공급 이상이 발생한 데 이어 1시 50분 일부 시스템 이상이 발생하면서 새벽 3시에 CME 야간시장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정전 후 전산시스템이나 서버 등은 무정전전원장치(UPS)로 전원을 공급받았으나 일반 건물용 전원을 쓰는 에어컨 등 항온항습장비가 중단, 이에따른 온도 상승으로 수십개 서버가 다운됐다. 정전 직후 비상발전기를 가동해 항온항습장비를 정상화하기 까지 28분 동안 서버 내부 온도가 임계치에 달하면서 고온현상으로 서버가 멈췄다는 거래소 설명이다.

박철민 코스콤 시장본부장은 애자 파손과 관련 “전산 부대설비인 애자 파손 문제는 예측하기 어려웠던 부분”이라며 “파손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손된 애자는 2010년부터 사용했으며, 현재까지 거래소내 애자가 파손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향후 전문 검사 기관에 의뢰해 파손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강홍기 거래소 상무는 “정전사고로 안정적 관리하지 못한 점 매우 송구하다”며 “재발방지대책으로 코스콤 운용인력을 증원하고 24시간 비상대비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야간시장 거래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과 관련해서는 “통상 전산시스템 장애가 발생한 경우 업무 규정에 따라 시장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거래소의 업무 규정에 따라 적법한 시장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각종 사고가 잇따르면서 한국거래소 시스템 안정성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거래소는 15일 오전 9시 15분부터 66분 동안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코스콤이 운영하는 체크(CHECK) 등 모든 시세 단말기에 코스피 지수를 최대 15분 이상 지연 전송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