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4G 시장 개화…글로벌 장비 업체 경쟁 시작

러시아 이동통신사들이 대규모 4G 네트워크 투자에 나서면서 장비 시장에 전운이 감돈다고 16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중국, 인도와 함께 거대 시장으로 분류되는 러시아는 아직 3G 서비스에 머물고 있어 향후 투자 여지가 크다.

현지에선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고객의 네트워크 품질 개선 목소리가 높다. 러시아의 모바일 데이터통신량은 지난해 3배가량 늘었다. 2015년에는 지금의 10배가 될 거란 전망이다. 데이터통신량 급증은 속도 감소로 이어졌고 스트리밍이나 인터넷을 빠른 속도로 상시 사용하고 싶은 소비자 욕구가 현지 이통사를 압박한다.

모바일 텔레시스템즈와 메가폰 등 상위 4개 이통사가 4G망 구축을 위해 2019년까지 129억달러(약 14조426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러시아 인구는 1억4300만명. 이중 60% 가량이 3G 서비스를 사용한다. 업계는 2018년 4G 사용자가 현재 3G 사용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오범의 댈리 스쿨라 연구원은 “국토 면적과 인구수, 경제성장률 등 모든 면에서 러시아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특히 경제성장률이 미국과 유럽을 능가해 향후 스마트폰 산업의 급격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화하는 러시아 4G 시장을 잡기 위해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러시아 시장 1, 2위 에릭슨과 노키아지멘스 아성에 화웨이가 도전장을 던졌다. 에릭슨은 지난 5월 현지 이통사 비펠컴과 모스크바 일대 4G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모스크바 일대에 4G망 구축을 완료했다. 비펠컴 가입자는 현재보다 3배가량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 로버트 푸스카릭 에릭신 북유럽중앙아시아 대표는 “이제 막 시작되는 러시아 4G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키아지멘스는 러시아 1위 이통사 모바일 텔레시스템즈와 2억달러(약 2237억원) 규모 계약을 맺고 모스크바를 비롯해 러시아 4개 지역에서 4G망 구축에 나섰다. 크리스티나 티코노바 노키아지멘스 동유럽 총괄은 “러시아는 약속의 땅”이라며 “러시아 시장에서 1위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메가폰과 4G망 구축에 나선다. 로스텔레콤은 화웨이 장비를 통해 지난달부터 소치올림픽이 열리는 크라스노다르 지역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르게이 리빈 라이파이젠은행 연구원은 “러시아 이통사들이 단기적인 수익 약화 우려로 아직 본격적인 4G망 투자를 꺼린다”며 “이제 시장이 열린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4G 시장 주요 장비 업체 움직임

(자료:외신종합)

러시아 4G 시장 개화…글로벌 장비 업체 경쟁 시작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