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외 유명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 적용하면서 국내 대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자체+외부 클라우드 서비스 혼용)`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 두산 등 다른 대기업들이 단일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를 지목하는 전략과는 다르게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분야별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산 적용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는 삼성전자 내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방면 그룹 IT계열사인 삼성SDS는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 영역을 확대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어 향후 이들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업부별 맞춤형 클라우드 도입
삼성전자는 최근 세일즈포스닷컴의 `마케팅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범 적용했다. 세일즈포스닷컴의 마케팅 클라우드는 소셜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해 주고, 기업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여러 소셜 페이지의 콘텐츠를 쉽게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또 고객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기반으로 페이스북 등에 있는 고객을 찾아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코카콜라, 시스코, GE, 델 등 많은 글로벌 회사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고객들을 통해 검증된 서비스라는 점을 높이 평가해 세일즈포스닷컴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호주법인에서는 이미 이 서비스를 적용,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우선 갤럭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한 뒤 확산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애저`도 국내 출시되자마자 적용했다. 이 서비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TV의 서비스 인프라로 윈도 애저를 적용, 현재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해 나가고 있다. 외부 고객 서비스를 위한 목적뿐 아니라 내부 기술 지원자들이 원격으로 접속해서 서비스 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MS 측 관계자는 “스마트TV 분야 외에도 개발자 테스트 플랫폼이나 빅데이터 분석 등에도 윈도 애저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에서 윈도 애저의 적용 범위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경쟁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일찌감치 적용했다. AWS를 이용해 자사 `스마트 허브` 애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이다. 현재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데 AWS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대표 클라우드 사업자인 KT도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이다. 삼성전자 모바일 메신저 `챗온(ChatON)`의 국내외 서비스가 KT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처음엔 국내 서비스 지원에만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해외 서비스까지 이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사용하고 있는 KT의 `버추얼프라이빗클라우드(VPC)` 서비스는 데이터 보안이나 서비스 안정성 등을 이유로 전용 네트워크 회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고객을 위한 것이다. 즉, KT내 삼성전자만을 위한 전용 공간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SDS, 해외 센터 설립 등 분주
삼성전자는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면서도 향후 자체적으로 운영,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장기적으로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이터를 운용하고 있는 사업부문에서는 그룹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며, 점진적으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자체 운영) 환경 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SDS의 최근 클라우드 사업 행보만 봐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삼성SDS은 최근 미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테스트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삼성SDS는 HP의 클라우드 담당 임원을 미국 현지 법인에 영입하는 등 오픈스택 기반 글로벌 클라우드 센터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아직 시스템 안정성 등이 확보되지 않아 당장 서비스 지원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지난 10여년에 걸쳐 다양한 고객들로부터 서비스 안정성과 기술력을 검증받아왔다”며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하는 삼성SDS가 쉽게 이들과의 차이를 좁히지는 못할 것이지만 향후에는 모든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삼성SDS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적용 현황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