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진화·상생 고민해야 생명력 유지"

카카오 게임하기 1년, 순항 가능할까

“카카오 게임 효과가 예전 같지는 않네요. 그래도 (게임 개발사는)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일단 입점은 해야 합니다.”

`카카오 게임하기` 입점을 앞두고 모바일 게임 업체가 하나같이 겪는 고민거리다. `카카오 딜레마`라고 불릴 정도다.

16일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최고 매출 20위 중 18개, 인기무료게임 10위권 중 7개가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한 것을 보면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은 서비스 1년이 지난 지금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건재하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카카오 게임하기 신작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12년 7월 첫 서비스 당시는 7개 게임으로 시작했고, 신작 출시 주기도 뜸해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 쉬웠다.

카카오 게임하기용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일반 사용자와 업계 모두 `제2의 애니팡`과 `제2의 드래곤플라이트`가 될 수 있다며 기대했다. 매주 화요일마다 7개 이상 신작을 쏟아내는 최근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카카오가 100개 이상 게임을 서비스하게 되면서 모바일 게임 업계에는 `이젠 현실로 눈을 낮춰야 한다`는 반응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카카오 게임하기 입점만으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위기다.

이제는 별도 클릭당과금(CPI)이나 리워드 광고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개발사에 별도 마케팅이나 운영 지원을 일체 하지 않는 카카오에 수수료 30%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도 불만이 많다.

지난 1년간 캐주얼 게임 위주로 게임을 선택해 오면서 역할수행게임(RPG) 등 코어장르 위주로 게임을 제작해 온 개발사가 상대적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것도 문제시됐다. `팡류` `팜류` 등 아류작이 쏟아져 나오면서 많은 개발사가 정체성을 잃고 흔들렸다.

서비스 1년을 맞으면서 카카오 게임하기 서비스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빠르게 변한 시장 입맛에 맞춰 코어장르 게임을 탑재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구글·애플과 다른 대표적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한 모바일 게임업체 대표는 “지금처럼 내부적으로 게임 선정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개발사가 자유롭게 게임을 등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플랫폼을 계속 차별화하려면 다른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며 “입점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높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다른 개발업체 대표는 “예전에는 카카오 입점 게임이 100만~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지금은 2만 다운로드도 안 나오는 사례가 있을 정도”라며 “카카오 입점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상황이어서 카카오는 플랫폼을 계속 차별화하려는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