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는 4시간에서 많게는 수일씩 걸리던 나노와이어 제조를 단 5분 만에 끝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KAIST(총장 강성모) 기계공학과 여준엽(34) 연구원과 고승환(39) 교수 공동연구팀은 집광된 레이저를 이용, 원하는 위치에 초고속으로 나노물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제조법을 이용하면 나노와이어는 기존대비 10분의 1 시간이면 성장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기판 위에 나노물질 전구체를 올려놓은 후 집광된 녹색파장 대역의 연속파 레이저를 때리는 방법으로 원하는 위치에 나노와이어를 제조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 방법을 쓰면 나노물질의 집적 및 패터닝은 물론이고 단 한 번의 공정으로도 기능성 나노소자를 제작할 수 있다.
기판의 종류에 관계없이 공정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 제조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3차원 구조물 위에서도 자유롭게 원하는 위치에 나노 물질을 합성, 패터닝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나노물질 합성과 성장을 위해 900~1000°C의 높은 온도에서 폭발성 혹은 독성이 있는 위험한 기체를 사용했다. 또 이를 전자소자나 전자기기로 응용하기 위해 합성 후 분리, 집적, 패터닝 등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만 했다.
이 연구결과는 신소재 응용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9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여준엽 연구원은 “빛에너지를 이용해 나노물질을 합성, 집적, 패턴, 소자제작을 한 번에 가능케 하는 새로운 공정”이라며 “향후 기능성 전자 소자 개발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