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널 업체들의 성장 이면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존재한다. BOE도 정부로부터 융자를 받아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다. 특히 산화물반도체(옥사이드)나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처럼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지난 1월만 해도 BOE는 중국국가개발은행주식유한공사 북경지점과 `개발금융 협력협의`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른 융자 규모 총액은 약 200억위안(약 3조 6500억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각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금액도 엄청나다.
이렇듯 돈은 중국 패널 업체들에게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일본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어 해결할 수 있게 됐다.
CEC-판다는 샤프와 손잡고 난징 8세대 신규 라인에서 오는 2015년부터 대면적 LCD를 생산할 예정이다. 게다가 CEC-판다는 난징시에 3000억엔을 투입해 건설 중인 8세대 신공장에서 산화물반도체 기술 중 하나인 이그조(IGZO) 방식의 패널을 생산키로 해 주목된다. 이를 위해 최근 샤프는 이그조 기술을 제공키로 하고, CEC-판다와 적극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소형 디스플레이 업체 중국 티안마는 일본 NEC의 기술을 들여오기도 했다. 티안마는 NEC의 기술을 도입해 소형 AM OLED 패널과 인셀 패널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일본내 설비 투자가 사라지면서 일본 장비 업체들도 중국 패널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는데 적극적이다. 덕분에 중국 신규 라인은 일본 장비 업체들이 싹쓸이 하다시피 수주했고, 동시에 중국 패널 업체들도 선진 기술을 도입할 수 있었다.
업계는 중국·일본의 협력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적지 않은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트레이드증권 전병기 연구원은 “일본 기술과 중국 자본력이 합쳐진다면 한국은 포위 상태에 들어갈 수도 있다”면서 “특히 대만까지 가세해 3국이 공통 이해관계를 위해 압박해 올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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