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전투기가 적진 깊숙이 침투해 적의 공격을 피해가며 중요 기지를 공격한다. 무인전차는 적의 지상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피해 도심으로 진입한다.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무인 무기들이 사람을 대체해 전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현실의 이야기는 아니다. 미래에는 이러한 전쟁 모습이 펼쳐지겠다는 상상의 이야기다.
이처럼 무인전투기나 무인전차가 실제로 사람이 탑승해 운전한 것처럼 상황에 맞게 적절한 대처가 가능할까. 적어도 가까운 시일 내에는 상황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컴퓨터 원격조정이 가능한 무인 무기를 보기는 어렵다.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전투용 무인 로봇이나 무기를 컴퓨터로 원격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인전투기를 항공모함에 착륙시키는 것을 성공한지도 얼마 안 된다. 항공모함은 지상에 있는 공군기지에 비해 활주로가 짧기 때문에 전투기 이착륙이 쉽지 않다. 미군은 항공모함에 무인전투기를 착륙시키기 위해 두 달 동안 실험을 진행했다. 미국 동해안에 배치된 항공모함에서 무인전투기인 `X-47B`를 착륙시키는 실험이었다. 컴퓨터가 조정하는 `X-47B`는 2톤이나 되는 폭탄과 미사일을 탑재, 초음속으로 3800㎞로 날 수 있다. 미군은 항공모함에 무인전투기 착륙 성공으로 미래 전쟁 대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무인 전투로봇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조정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따라서 무인 무기체계 기술의 핵심은 원격조정이다. 미국, 이스라엘 등 몇몇 국방 선진국은 무인 무기체계를 보다 더 자유롭고, 지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다소 먼 미래이겠지만 무인 무기체계가 완벽하게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면 군인들은 이제 모두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게 될 것이다. 현재의 군 병력도 상당수 줄일 수 있다. 그러한 무인 무기체계가 확산되면 전 세계의 전쟁은 이젠 사람이 아닌 로봇끼리의 전쟁이 될 것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